미, 대사관 폐쇄 등 단교조처
러는 외무장관 파견 중재 나서
러는 외무장관 파견 중재 나서
미국 등 서구 국가들이 시리아에 대한 단교 조처에 들어갔다. 반면 시리아 제재 관련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결의안 부결을 주도한 러시아는 외무장관을 파견하는 등 중재활동에 나섰다.
미국이 6일(현지시각) 시리아 주재 대사관을 보안을 이유로 폐쇄한 데 이어, 영국과 이탈리아, 프랑스도 7일 시리아 주재 대사를 잇따라 소환했다. 영국은 또 유럽연합 차원의 추가 제재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엔비시>(NBC) 방송 인터뷰에서 “외부의 군사개입 없이 이 사태를 풀려고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해, 나토의 군사개입에 의한 리비아식 해법에는 반대한다는 뜻을 다시 한번 분명히 했다. 미국 국무부는 소환된 로버트 포드 주시리아 대사가 워싱턴에서 시리아의 반정부 세력들과 협조를 계속하며 정치적 변화를 이끌 것이라고 밝혔다.
유엔 결의안 부결을 주도해 국제적인 비난에 처한 러시아는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과 정보기관장을 시리아에 파견하는 등 중재에 나섰다. 라브로프 장관은 ‘외부의 간섭과 전제조건 없는’ 시리아에서의 평화적 대화를 선호한다고 강조했다고 그와 만난 나빌 엘라라비 아랍연맹 의장이 밝혔다. 러시아는 중재 방향에 대해 자세히 밝히지 않고 있으나, 아사드 정권의 반정부 세력 학살 중단과 개혁조처 수행을 촉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라브로프 장관의 시리아 방문에서 전해질 러시아의 입장은 아사드 정권에 대한 국제사회의 입장에서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라브로프 장관은 지난주 “아사드에 대해 개인적으로 옹호하는 것이 아니라 불개입의 원칙을 옹호한다”고 말해, 아사드 정권과 거리를 두겠다는 뜻을 처음으로 밝힌 바 있다.
한편 시리아 정부군이 지난 주말 포격으로 260여명을 학살한 홈스 등에 6일 다시 포격을 퍼부어 69명이 더 숨졌다고 <아에프페>(AFP) 통신이 영국에 본부를 둔 인권단체 ‘시리아인권관측소’를 인용해 전했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