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무부는 하룻만에 “구조끝” 선언
정부 무성의 대처에 비난 들끓어
정부 무성의 대처에 비난 들끓어
지난 11일 규모 6.0을 넘는 지진이 발생한 이란에서 정부의 성의 없는 구호 대책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먼저 포문을 연 것은 이란의 정치권이다. 영국 <가디언>은 13일 차기 대권 후보로 유력시되는 이란 정치인 알리 라리자니가 이번 사고를 관리하는 대책본부에서 지진의 피해를 완화하려는 더 폭넓은 노력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고 보도했다. 또 이번 지진이 발생한 동아제르바이잔주의 최대 도시 타브리즈에 지역구를 둔 의원 알리레자 마나디 사피단도 “수백명이 건물 잔해에 깔려 있었는데도 방송은 올림픽 소식만 전할 뿐 이번 사건에 대해 보도하지 않았다”고 이란 공영 방송들의 무성의에 분통을 터뜨렸다.
이란 내무부는 지진이 터진 지 하루 만인 12일 오후 국영방송을 통해 “건물 잔해 등에 갇힌 이들에 대한 구조는 끝났다”며 사망자 수를 227명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뒤이은 구조 작업 결과 사망자는 300명을 넘겼고, 부상자도 4000여명으로 늘었다. 타브리즈에 거주하는 한 의사는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내가 그 지역을 잘 아는데 그곳에는 차로 갈 수 없는 마을도 많다”며 “구호작업을 그렇게 빨리 끝내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런 와중에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은 13일 시리아 해법을 논의할 이슬람협력기구(OIC)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사우디아라비아로 출발해 비난 여론에 기름을 부었다. 이란은 또 물자가 부족하진 않다며 미국은 물론 터키와 러시아 등 주변 국가들의 지원 제안을 거부했지만, 외신들은 1만6000여명에 이르는 이재민들이 텐트와 식수 부족으로 큰 불편을 겪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란 정부의 이런 무성의한 대응에 대해 일부 외신들은 지진 발생지가 이란의 다수 민족인 페르시아족이 아닌 터키어를 쓰는 소수민족 거주지이기 때문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동아제르바이잔이라는 주 이름에서도 볼 수 있듯 이곳 주민들은 터키나 아제르바이잔공화국과 연대감이 강하고 때로는 분리주의 주장을 하기도 한다. 타브리즈의 사업가인 나비드는 “우리가 소수민족이어서 무시당하는 것 같아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길윤형 기자 charis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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