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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동·아프리카

대선 앞둔 이란에 ‘트로이 아이폰’?

등록 2013-05-31 20:20수정 2013-05-31 20:51

*대선:

미 ‘아이폰 판금’ 돌연 해제
국무차관 “이란인 자유소통 위해”
BBC “정치적 목적 짙게 깔려”
이란에서 ‘애플 잠금’이 해제됐다. 영국 방송 <비비시>(BBC)는 30일(현지시각) 미국 정부가 아이폰 같은 통신기기·소프트웨어 등을 이란에 판매할 수 없도록 한 조처를 해제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애플은 ‘합법적으로’ 이란에 아이폰을 판매할 수 있게 됐다. 이란 정부는 평화적 이용을 위해 핵을 개발하고 있다고 주장하지만 미국은 핵무기 개발 의혹을 제기하며 각종 경제제재를 가해왔다.

이란과 ‘P5+1’(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독일)의 핵협상이 교착 상태인데도 미국이 휴대폰 금수를 해제한 것은 경제적 목적이나 협상 카드 차원이 아니다. 비록 공식적으론 이란에 아이폰 수출이 금지돼 왔지만, 이미 많은 이란인들은 밀수업자를 통해 들여온 아이폰을 쓰고 있으며, 애플의 이란 인터넷프로토콜(IP) 사용 금지를 피해 암암리에 가상사설망(VPN)을 사용해왔다. 이란인들이 갖고 싶은 물건 1위가 아이폰이라는 얘기가 나올 만큼, 이미 이란인들은 애플의 영향권에 깊숙이 들어와 있다.

<비비시>는 6월14일 치러질 이란 대선을 염두에 둔 정치적 목적이 짙게 깔려 있다고 보도했다. 미 상무부는 이날 성명을 내 “이란 국민들은 정부에 탄압받지 않고 자유롭게 정보에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웬디 셔먼 미 국무부 차관도 <비비시>에 “우리는 이란 국민들의 일상을 매우 깊이 염려하고 있다. 이번 해제 조처는 이란 국민들이 자유롭게 소통할 수 있도록 한발 더 나아가게 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휴대폰 금수 조처는 미국의 이란에 대한 제재 패키지 중 하나지만, 다른 물자 부족과는 달리 아야톨라 하메네이 최고지도자 등 이란 강경파들에게 유리하게 작용한 게 사실이었다. 보수적 성직자들이 보기에, 아이폰은 서구문화를 무분별하게 유포해 이슬람 세계의 질서를 교란하는 도구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2009년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대통령 재선 직후 광범위한 반정부 시위가 벌어졌을 때도 인터넷은 야권의 강력한 도구로 활용됐다. 정부에 비판적인 이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유튜브에 각종 선거 부정 의혹을 왕성하게 제기했다. 이러한 상황이 되풀이되는 것을 막으려고 이란 정부는 지난 1월 페이스북·트위터 같은 에스엔에스를 검열·통제하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있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이란 대선은 6월14일 치러지는데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으면 1·2위 후보를 놓고 21일 결선 투표를 치른다.

이유주현 기자 edig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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