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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동·아프리카

터키 반정부시위 기름붓는 에르도안 총리

등록 2013-06-09 20:58

퇴진요구 맞서 “약탈자” 맹비난
‘차기대통령 노린 강경대응’인듯
집권당도 조기총선 거부 ‘맞장구’
이스탄불·앙카라 시위 다시 격화
잦아들 듯하던 터키의 반정부 시위가 주말을 거치며 다시 타올랐다. 북아프리카 순방을 마치고 7일 귀국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총리의 강경한 태도가 시민들의 분노를 돋운 탓이다.

8일 이번 시위의 진앙지인 이스탄불 탁심광장에선 ‘오큐파이 게지파크’가 벌어졌다. 게지공원엔 수백개의 텐트가 차려졌고, 밤엔 수만여명이 운집해 ‘축제 같은 시위’를 벌였다. 하지만 수도 앙카라에선 시위대 1만여명이 경찰과 충돌하며 최루탄과 물대포가 다시 등장했다.

터키 전역에서 대규모 시위가 벌어진 지 9일이 지났지만, 에르도안 총리는 흔들림없는 모습이다. 그는 이스탄불로 돌아오자마자 시위대를 ‘약탈자’라 부르며 맹비난했다. 집권당인 정의개발당(AKP)는 8일 회의를 열어 시위대의 에르도안 총리 사퇴 요구를 거부하고 조기 총선도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터키는 2014년엔 지방선거와 대통령선거, 2015년엔 총선을 앞두고 있다.

하지만 정의개발당 전체가 시위대에 완강한 것은 아니다. 지난 4월 에르도안 총리가 밀어붙인 주류 판매 규제안에 반대한 압둘라 궐 대통령은 시위의 명분에 동조하고 있으며, 뷜렌트 아른츠 부총리도 지난 4일 경찰 폭력 진압에 대해 사과했다.

전문가들은 에르도안만이 이처럼 강경한 태도로 일관하는 것은 차기 대통령을 노리는 정치적 야심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2002년 집권한 에르도안 총리는 헌법에 정해진 대로 2015년에 임기가 끝난다. 터키의 경제 성장, 쿠르드족과의 분쟁 타결 등 지난 10년 동안의 성과를 바탕으로, 에르도안은 헌법을 개정해 대통령의 권한을 대폭 확대한 뒤 대선에 출마한다는 복안을 갖고 있다. 여기엔 2011년 그가 이끈 정의개발당이 과반수 의석으로 압승을 거둔 자신감도 한몫하고 있다. 만약 시위대의 퇴진 요구에 굴복해 조기 총선을 치른다면 에르도안의 정치적 미래는 어두울 수밖에 없다.

하지만 에르도안이 시위대와 겨뤄 이기더라도, 그가 과연 대통령직을 손에 넣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현재 정의개발당은 에르도안 총리와 궐 대통령이 각자 이끄는 두개의 세력으로 나뉘어 있는데 보수적 성직자그룹조차 에르도안의 일방주의에 피로를 느끼고 있다고 <포린폴리시>가 분석했다. <포린어페어스>는 “현재 반정부 시위대는 조직화된 세력이 아니라 당장 에르도안을 권좌에서 끌어낼 수는 없더라도 그에게 타격을 입힐 만한 힘은 갖고 있다”고 짚었다. 에르도안의 오만한 태도 때문에 벌써 정의개발당 내부에서도 경쟁자의 입지가 강화되고 있다. 대선을 앞두고 벌인 여러 가상대결 여론조사에서 궐 대통령이 에르도안을 앞서나가고 있다. 이유주현 기자 edig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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