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1명과 탈레반 5명 바꾸자”
AP ‘평화협상 앞둔 유화 제스처’
아프간 정부는 “대화 보이콧” 어깃장
AP ‘평화협상 앞둔 유화 제스처’
아프간 정부는 “대화 보이콧” 어깃장
미국 정부와의 직접대화를 앞둔 탈레반이 포로로 붙잡고 있는 미군 1명과 미 관타나모 수용소에 수감된 5명의 탈레반 고위직의 맞교환을 미 정부에 제안했다.
<에이피>(AP) 통신은 “카타르 도하의 탈레반 정치사무소에 머물고 있는 샤힌 수하일 탈레반 대변인과 독점 전화 인터뷰 했다”며 20일 이렇게 보도했다.
현재 탈레반에게 포로로 잡힌 미군은 2009년 6월20일 아프가니스탄에서 실종된 육군 병장 보 버그달(27)뿐이다. <에이피>는 “이달 초, 버그달은 국제적십자연맹을 통해 미국 아이다호에 사는 부모에게 편지를 보냈지만, 상세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수하일 탈레반 대변인은 버그달에 대해 “내가 아는 한, 그는 좋은 상태에 있다”고 말했으나, 정확히 어디에 있는지 밝히지는 않았다고 <에이피>는 보도했다.
탈레반이 맞교환을 요구한 5명 가운데는 물라 무함마드 파즐 전 탈레반 최고 사령관과 함께 탈레반 점령지역인 헤리트 주지사를 역임한 카이룰라 카이르크와가 포함돼 있다. 이들은 미국의 관타나모 수용소에 10년 이상 수감돼 있다.
수하일 대변인은 “우리는 앞으로 나아가는 신뢰의 다리를 만들고 싶다. 그 첫걸음은 수감된 이들을 서로 교환하는 것이다. 그 뒤 단계적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에이피>는 이런 제안에 대해 “평화회담을 앞두고 탈레반이 유화의 제스처로 내놓은 첫번째 카드”라고 평했다. 이에 대한 미국 정부의 반응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이에 앞서 탈레반은 지난 18일 카타르 도하에 정치사무소를 개설했으며, 이 사무소에서 미 정부와 직접 대화를 벌일 예정이었다. 미 언론들은 탈레반과의 첫 대화가 20일 시작된다고 보도했지만, 젠 사키 미 국무부 대변인은 “(미-탈레반 대화가 20일에 열린다는) 언론보도는 정확한 것이 아니다”라며 “미 정부는 회담 날짜에 대해 확인해준 적이 없다”고 말했다.
한편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간 대통령은 19일 “아프간 정부가 평화협상을 주도할 수 없다면 탈레반과의 대화를 보이콧하겠다”고 선언했다고 <알자지라> 등이 보도했다. 아프간 정부는 탈레반이 카타르에 사무소를 열면서 스스로 ‘아프가니스탄 이슬람 에미리트’(1996~2001년 탈레반정부 시절 아프간의 국호)라고 칭한 것도 문제삼고 있다.
이와 관련해 <에이피>는 “카르자이는 평화회담 참가의 전제조건으로 탈레반의 도하 정치사무소에서 탈레반의 깃발과 명패를 떼내고, 미국 정부가 아프간 정부를 지지한다는 서면을 보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탈레반의 카타르 정치사무소 관계자는 <알자지라>에 “우리가 사무소를 설치한 것은 평화로운 해결책을 찾기 위한 것”이라며 “아프간 정부처럼 평화협상을 방해하려는 시도를 해선 안 된다”고 밝혔다.
이유주현 안수찬 기자 edig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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