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정부시위 이후 첫 개입 시사
무르시 정권에 최후통첩 성격
무르시 정권에 최후통첩 성격
“정치 세력은 48시간 내로 혼란을 해결하라. 국민의 요구가 충족되지 않는다면 군이 개입하겠다.”
1일 이집트 군부는 국영 텔레비전을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혼란이 계속되면 개입하겠다고 경고했다. 지난달 30일부터 시작된 대규모 반정부 시위 이후 군부가 태도를 밝힌 것은 처음이다. 무함마드 무르시 대통령 정부를 뒤흔들 수 있는 군부의 이 발표가 나오자 카이로 타흐리르 광장에 모인 반정부 시위대 사이에선 환호가 터져나왔다고 <아에프페>(AFP) 통신은 전했다.
방향도 예측할 수 없고 폭력도 걷잡을 수 없고, 경찰력도 무너져내린 이집트에서 지금 가장 주목받는 집단은 군부다. 군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수도 카이로 외곽에 병력을 배치한 채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본래 세속주의 성향이 강한 이집트군의 다수파는 무함마드 무르시 대통령의 이슬람주의에 반대하는 쪽이다. 이를 잘 알고 있는 무르시 대통령은 취임하자마자 군 숙정 작업에 나섰다. 그는 지난해 8월, 21년간 국방장관을 지낸 무함마드 탄타위를 전격 해임하고 사미 아난 육군참모총장도 경질했다. 1952년 혁명 이래 60년간 군부가 국정을 좌지우지해온 이집트에서 첫 문민 대통령이 군의 최고 실력자를 제거한 것이다. 하지만, 집권 1년밖에 되지 않은 무르시가 군을 완전히 장악하기엔 역부족이다. 군부가 언제라도 무르시를 치고 나올 가능성이 있는 셈이다. 게다가 반무르시 세력엔 공군 참모총장 출신으로 군부와 친한 아흐메드 샤피크 전 총리도 있다.
이집트군은 지난 2011년 ‘아랍의 봄’ 때도 호스니 무바라크 대통령에 저항하는 시위대와 경찰의 충돌이 악화되자 직접 거리에 나섰다. 하지만 쿠데타를 일으키는 대신 극단적 폭력이 일어나지 않도록 사태를 통제하는 선에서 그쳤고, 이로써 독재자를 내쫓은 시민들의 피와 눈물이 또다른 쿠데타로 이어지는 비극은 발생하지 않았다.
이유주현 기자 edig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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