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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동·아프리카

무슬림형제단 의장 등 체포·수배령…북동부 군시설 피습

등록 2013-07-05 19:40수정 2013-07-05 21:28

작년 해임된 마흐무드 총장 등
‘무바라크 세력들’ 돌아와
무르시 등 대대적 수사 예고

“경찰국가가 부활했다”
무슬림형제단은 저항 나서
“사람들을 다 잡아가면서 무슨 놈의 화해냐?”

4일 <뉴욕 타임스>는 무슬림형제단 간부를 아버지로 둔 이집트 청년 이브라힘 이리안의 절규를 전했다. 그는 이날 새벽녘 경찰들이 집에 들이닥쳐 아버지를 잡아가자 “이것은 완벽한 탄압”이라고 울부짖었다.

무함마드 무르시 대통령이 실각하고 이집트 군부가 권력을 장악한 이후, 무르시 대통령의 기반인 이슬람주의 단체 무슬림형제단에 대한 탄압이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무르시 대통령은 3일 밤부터 ‘어딘가에’ 갇혀 있고, 그의 보좌관 수십명 또한 ‘가택연금’ 중이라는데 소재 파악이 되지 않고 있다. 지중해 연안의 도시 마르사마트루흐의 자택에 있던 무함마드 바디아 무슬림형제단 의장은 이날 헬기에 실려 카이로로 압송됐다. 바디아 의장은 무슬림형제단의 모든 회원들로부터 무한한 충성을 약속받은 최고지도자로서, 무슬림형제단을 강경하게 탄압했던 호스니 무바라크 전 대통령조차 손대지 못했던 인물이다. 이밖에 이 단체 간부 300여명에게 수배령이 떨어졌고, 미스르25채널 등 친무르시 성향의 방송국과 신문사들이 3일부터 폐쇄됐다.

4일 <더 타임스>에 실린 칼럼의 제목처럼, “아랍의 봄은 군부의 여름이 돼버렸다”. 무슬림형제단 세력이 축출된 자리는, 군부의 힘을 등에 업은 무바라크 시절의 구세력들이 속속 차지했다. 군부가 무르시를 축출한 날, 최고사법위원회는 무르시와 갈등을 빚다가 지난해 해임된 압둘마기드 마흐무드 검찰총장에 대해 재임용 결정을 내렸다. 그는 무바라크 시절에 임명됐던 인물이다. 마흐무드 총장은 검찰에 복귀하자마자 이번 시위 때 시민들을 숨지게 한 책임을 물어 무르시를 포함한 무슬림형제단 인사들에 대해 수사를 벌이겠다고 발표했다. 3일 사임 의사를 밝혀 침몰하는 무르시에게 제대로 한방 먹였던 무함마드 카밀 아므르 외무장관 역시 다시 외무장관으로 돌아왔다. 그 역시 무바라크 시절의 주요 인사다.

무슬림형제단의 대변인 게하드 하다드는 “경찰국가가 부활했다. 구체제 인물들이 돌아와 마치 토크쇼에 출연한 정치평론가처럼 군다”고 비판했다.

새로 구성된 정부는 겉으로는 ‘올리브 가지’를 내밀고 있다. 아들리 만수르 임시 대통령은 “무슬림형제단도 우리 사회의 일부”라고 말했다. 군부도 페이스북에 “어떤 정치단체에 대해서든 예외를 두거나 자의적인 조처를 취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새 행정부는 반무르시 세력을 향해 더이상 무슬림형제단 건물을 공격하지 말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그러나 무슬림형제단의 저항은 이미 시작됐다. 이들은 금요예배가 열리는 5일을 ‘분노의 금요일’로 부르며 대규모 시위에 나섰다. 이날 이집트 북동부 시나이 반도의 군 시설들이 이슬람 급진주의자로 추정되는 무장세력의 공격을 받았다. 이 지역은 강경 지하디스트(이슬람 무장전사)들이 세력을 키워가고 있는 곳이다. 시나이 반도의 도시 아리시에서도 무르시 지지자들과 반대세력이 충돌해 경찰차가 불타는 등 혼란이 계속됐다.

이유주현 기자 edig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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