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블라위: <전 재무장관>
만수르 임명…부통령엔 엘바라데이
이슬람주의 정당에도 장관직 제의
무슬림형제단 의장엔 체포영장 발부
과도체제 반발 커져 유혈사태 우려도
만수르 임명…부통령엔 엘바라데이
이슬람주의 정당에도 장관직 제의
무슬림형제단 의장엔 체포영장 발부
과도체제 반발 커져 유혈사태 우려도
무함마드 무르시 대통령이 군부에 의해 축출된 뒤 극도의 혼란과 분열을 겪고 있는 이집트에서 과도 행정부가 9일 총리와 부통령을 임명하는 등 내각 구성 절차에 들어갔다. 과도 행정부는 무르시 대통령의 지지세력인 무슬림형제단과 강경 이슬람주의 정당인 누르(빛)당 인사들을 각료로 지명하겠다고 화해의 손을 내밀며, 갈등 수습 대책을 내놨다. 그러나 10일 무슬림형제단 최고지도자인 무함마드 바디아 의장에 대해 체포영장을 발부하는 등 반발 세력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여, 이집트 정국의 혼란이 가중될 전망이다.
아들리 만수르 임시 대통령이 총리에 하짐 바블라위 전 재무장관을, 부통령에 무함마드 엘바라데이 전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을 9일 임명했다고 <아에프페>(AFP) 통신이 보도했다. 경제학자이자 관료인 바블라위 임시 총리는 2011년 ‘아랍의 봄’ 이후 자유주의 성향인 사회민주당을 창당했으며 호스니 무바라크 대통령 퇴진 이후 군정 시절에 5개월가량 재무장관을 맡은 바 있다. 엘바라데이처럼 세속주의 성향이긴 하나 그보다는 유명세가 덜하고 그만큼 이슬람주의자들의 반발도 적다. <에이피>(AP) 통신은 엘바라데이의 총리 지명에 강하게 반대한 누르당도 바블라위 임명을 수용했다고 보도했다. 이전보다 태도가 누그러진 셈이다. 하지만 누르당은 “바블라위의 발탁에 대해 만수르 대통령과 상의한 적이 없다”며 “우리는 인사 문제뿐 아니라 새로운 대통령이 독재를 하는 것에 반대하는 것”이라고 말해 여지를 뒀다.
군부와 과도 행정부는 당근과 채찍으로 불만 세력을 압박했다. 관영 통신인 <메나>는 바블라위 임시 총리가 10일부터 내각 구성을 시작할 것이며 무슬림형제단과 누르당에도 장관 자리를 제의했다고 보도했다. 바블라위는 <에이피>에 “모든 이집트인들은 함께 테이블에 앉아 대화를 해서 정치적 간극을 해소해야 한다. 폭력과 유혈사태를 이제 멈추자”고 호소했다.
무슬림형제단은 만수르 대통령의 화해 제스처를 거부했다. 이들은 “불법적인 대통령이 하는 모든 결정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이들은 8일 새벽 공화국수비대 본부 밖에서 벌어진 학살사건은 군부가 저지른 것이라며 강경한 자세를 취했다. 특히 9일 장례를 치르려 주검 수습에 나선 희생자의 가족과 친지들은 처참한 광경에 오열하며 반무르시 진영에 대한 적개심에 불을 질렀다.
그러자 이집트 검찰은 기다렸다는 듯이 10일 무슬림형제단 모든 회원들한테서 무한 충성을 다짐받은 최고지도자 무함마드 바디아 의장과 무르시가 소속됐던 자유정의당 에삼 에리안 부대표의 체포영장을 발부했다고 관영 <메나> 통신이 보도했다. 바디아 의장 등한테 씌워진 혐의는 8일 군부의 총격에 앞서 시위대의 폭력을 선동했다는 것이다. 또 이 시위에 연루된 200여명을 체포해 살인과 폭력 조장 등의 혐의로 조사를 벌이고 있다. 이는 전날 압둘파타흐 시시 국방장관이 텔레비전 방송을 통해 “군부든 시민이든 이 힘겹고 복잡한 국면에서 권력 이양을 방해하는 어떤 행위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엄포를 놓은 것의 연장선에 있다. 영국 <비비시>(BBC) 방송은 무슬림형제단 의장에 대한 체포영장 발부 이후 수많은 시위대가 카이로 시내를 뒤덮고 있다며 또다른 유혈사태를 예상했다.
반무르시 진영에서도 파열음이 계속되고 있다. 무르시 축출을 이끈 타마루드(저항운동)는 만수르 대통령의 권력 독점을 경계하는 목소리를 냈다. 이들은 8일 만수르 대통령이 헌법 개정과 선거 일정을 담은 33개조의 훈령을 발표한 데 대해 “사전에 논의한 바 없다”며 반발했다. 이유주현 기자 edigna@hani.co.kr, 사진 로이터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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