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개 교도소 수감자 500명 탈옥
이라크-시리아 알카에다 결합단체
미군 철수 이후 다시 세력 확장
이라크-시리아 알카에다 결합단체
미군 철수 이후 다시 세력 확장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활동하는 알카에다 세력인 ‘이라크와 레반트 이슬람국’(ISIL)이 지난 21일 이라크의 아부그라이브·타지 교도소를 공격한 것은 자신들이라고 밝혔다. <로이터> 통신은 23일 이라크와 레반트 이슬람국이 성명을 내어 “우리가 아부그라이브와 타지 교도소를 습격해 500명 이상의 수감자들을 탈옥시켰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지난 몇 달 동안 교도소 공격을 준비해 로켓포와 폭탄을 실은 차량 12대를 사용했다”며 “120여명의 이라크 경비대와 특공대원들을 살해했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이라크 정부는 탈옥 사건이 보도된 직후 사망한 군인·경찰이 29명이라고 발표했다.
이라크와 레반트 이슬람국은 2003년 미국의 이라크 침공 이후 이라크에서 만들어진 수니파 반군 그룹을 모태로 하며, 지난 4월 시리아의 일부 알카에다 세력과 합쳐 만들어진 무장단체다. 레반트는 지중해 동쪽 지역인 시리아 일대를 일컫는 말이다. 이 단체는 사담 후세인의 몰락과 함께 쇠퇴했으나 미군 철수 이후 다시 세력을 확장했다. 시리아 내전에서 반군의 주축을 이루고 있으며, 최근 수니파-시아파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이라크에서 시아파에 대한 적극적인 공격을 감행하고 있다. 이번 공격은 이 단체의 지도자인 아부 바크르 바그다디가 감옥에 갇힌 알카에다 핵심 대원들을 탈옥시키는 ‘벽을 부숴라’ 작전을 짠 지 꼭 1년 만에 이뤄졌다. <로이터>는 교도소 경비대 가운데 이들과 내통한 이들이 있다고 전했다.
치안이 불안한 이라크에서 탈옥 사건은 대단히 이례적인 일은 아니다. 하지만 이번 사건은 치밀한 준비와 공격 규모 등에서 이라크 정부에 치명타를 날린 것으로 보인다. 특히 시점이 중요하다. 이라크에선 최근 몇 년간 잠잠했던 시아-수니 갈등이 다시 격화돼 이번달만 해도 700명가량이 사망했다. 시리아에선 9만명 넘는 희생자를 내며 내전이 진행중이다. 시아파인 바샤르 아사드 정권과 수니파인 반군이 맞선 시리아 내전과, 이라크에서의 종파분쟁은 시너지 효과를 내며 폭력의 악순환에 빠져 있다. 이라크가 이미 준내전 상태로 돌입한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영국 <가디언>은 한 이라크 고위 경찰의 말을 따서 교도소를 탈옥한 이들 가운데는 알카에다 고위 간부들이 있으며 이들이 지금 시리아로 향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라크 당국은 시리아와 맞닿은 국경 경비를 강화하고 있다.
이유주현 기자 edig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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