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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동·아프리카

총격전·자살폭탄·암살·탈옥…피로 물든 라마단

등록 2013-07-31 20:21수정 2013-08-01 09:07

한달간 금식·기도 이슬람 명절
종파갈등 이라크 700명 사망
시리아선 휴전 제안조차 묵살
‘아랍의 봄’ 3국도 불안 심화
예언자 무함마드가 천사 가브리엘한테서 ‘알라의 말씀’인 코란을 계시받은 거룩한 달, 라마단은 세계 16억 무슬림들에게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이들은 라마단 한달 동안 해가 떠 있는 동안엔 금식을 하고 평소보다 더 많이 기도하고 더 열심히 코란을 읽는다. 한편으론, 라마단은 일상에서 벗어나 먹고 마시고 즐기는 소비의 시간이기도 하다. 덥기도 하지만 학교·회사 모두 일찍 문을 닫아 낮 동안 조용했던 거리는, 일몰 뒤 처음으로 먹는 음식인 이프타르를 즐기러 쏟아져나온 사람들로 밤늦게까지 북적인다.

하지만 2013년 라마단(7월9일~8월7일)은 평화로운 명절이 아니다. 총격전·자살폭탄·암살·유혈시위·종파분쟁으로 얼룩졌다.

최근 수니파-시아파의 갈등으로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이라크는 특히 잔인한 라마단을 맞았다. 이라크에선 7월에 700명이 숨지고 1500명 가까이 다쳤다. <알자지라>는 “희생자 대부분이 민간인이고 대부분이 알카에다와 관련된 자살폭탄이었다”며 “이는 라마단 기간에 사람들이 저녁때 시장과 카페에 많이 몰려드는 점을 노린 것”이라고 보도했다. 29일 바그다드의 시아파 거주지 곳곳에서 차량폭탄 공격으로 51명이 숨진 데 이어 30일에도 수니파 모스크와 시아파 모스크 인근에서 각각 폭탄이 터져 18명이 사망했다.

최근 이라크·파키스탄 등지에선 박격포·로켓포 등 중화기를 갖춘 무장대원들이 감옥을 습격해 수감자들을 수백명씩 탈옥시키는 대형 사건이 잇따랐다. 30일 밤 파키스탄 북서부 도시인 데라 이스마일 칸에 있는 교도소에선 150여명의 탈레반 대원들이 수류탄·박격포·자동화기로 감옥 문을 부숴 248명을 탈옥시켰다. 영국 <비비시>(BBC)는 공격에 참가한 이들 중 일부가 경찰복을 입고 있었고 확성기로 특정 죄수들의 이름을 부르며 탈옥을 독려했다고 전했다. 이에 앞서 지난 21일엔 이라크와 시리아 일대에서 활동하는 알카에다 조직인 ‘이라크와 레반트 이슬람국’(ISIL) 대원들이 이라크의 아부그라이브·타지 교도소를 공격해 500여명이 탈출했다. 관련한 교전 와중에 120여명의 군경이 죽었다.

시리아에서도 포연이 멈추지 않았다. 애초 시리아 반군 연합체인 시리아국가연합(SNC)은 라마단을 맞아 휴전을 제안했으나 묵살됐다. 오히려 정부군은 반군의 거점 지역인 홈스를 공격해 29일 탈환에 성공했다. 홈스의 칼디예 지역에서 벌어진 전투는 지난 6월 시리아와 레바논 접경지역이자 전략적 요충지인 쿠사이르에서 벌어진 전투 이후 가장 격렬했다. 터키와 잇닿은 시리아 북부지역에선 시리아의 쿠르드를 이끄는 온건파 지도자 이사 후소가 차량폭탄 공격을 받아 사망했다. 본래 이 지역의 쿠르드인들은 자치를 주장하며 바샤르 아사드 정권에 저항했으나 최근 몇달 동안은 알카에다 연계 세력인 누스라전선의 무장대원들과 교전을 벌여왔다. 쿠르드인들은 이사 후소의 사망 이후 전 대원들에게 무장을 촉구했다.

‘아랍의 봄’ 대표 국가인 튀니지·이집트·리비아는 불안이 심화되고 있다. 특히 튀니지에선 야당 지도자 무함마드 브라흐미가 지난 25일 암살된 이후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벌어진 데 이어 30일엔 알제리와의 국경지역에서 군인 8명이 총에 맞아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유주현 기자 edig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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