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국제 중동·아프리카

이집트 ‘분노의 날’ 또 대규모 충돌…군부, 헬기서 총기난사

등록 2013-08-17 09:13

시위대 금요기도 뒤 거리로
알자지라 “적어도 41명 숨져”
사망자 638명서 크게 늘듯
이집트 과도정부가 수백명을 희생시킨 대규모 유혈진압에 이어 16일에는 헬기에서 시위대에 총기를 난사하는 학살을 다시 자행했다. 이집트는 저강도 내란 상태로 급속히 빨려들고 있다. 독일은 이집트와의 관계를 재고하겠다고 밝히는 등 국제사회의 대응도 긴박해지고 있다.

이집트의 무함마드 무르시 대통령 지지자들은 16일 비상사태에도 아랑곳 않고 카이로 및 주요 도시에서 대규모 시위를 벌이다 군경과 충돌하며 수십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카이로 람세스광장에서는 금요기도를 마친 뒤 거리에서 시위를 벌이던 시위대들에게 헬기에서 총기가 발사되어, 적어도 41명이 숨졌다고 <알자지라> 방송이 보도했다. 람세스광장 시위에 참가한 시민은 “우리가 행진하는데 헬리콥터들이 총격을 가하기 시작했다”며 “내 친구는 목에 총을 맞고 사망했다. 또 인근 건물 창문에서도 총격을 가하는 사람들이 있었다”고 방송에 전했다.

무르시 대통령 축출 뒤 유혈사태 와중에서도 헬기에서 총격을 가하기는 처음이다. 앞서 과도정부는 자위권을 명분으로 군경의 발포를 허가했다.

다른 도시에서도 대규모 시위와 충돌이 벌어져, 다미에타에서 8명, 이스마일리아에서 4명 등 적어도 12명의 사망자가 보고됐다고 <비비시>(BBC)가 보도했다. 지난 14일 라바아광장에서의 대규모 유혈진압에 이어 이날도 사망자가 전국 곳곳에서 발생해, 그 수는 계속 늘어날 것이 확실하다. 독일은 프랑스와 함께 이집트 사태를 논의할 유럽연합 긴급회의를 다음주에 소집하자고 촉구하는 한편 이집트와의 관계를 재고하겠다고 발표했다.

무슬림형제단은 이날을 지난 14일의 유혈진압에 항의하는 ‘분노의 날’로 선포하고, 금요기도 뒤 각 이슬람사원에서 출발하는 ‘반쿠데타 연대’ 세력의 시위를 촉구했다. 무르시 지지자들은 전국의 이슬람사원에서 금요기도와 함께 유혈진압으로 사망한 시위대들을 추모했다.

앞서 15일 과도정부는 638명이 사망했으며, 이들은 라바아광장에서 288명, 나흐다광장에서 90명이 숨졌고 나머지는 다른 곳에서 사망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그러나 공식 집계에 잡히지 않은 사망자 및 금요기도 뒤 충돌 등으로 희생자가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14일의 진압작전을 계획한 한 고위 경찰은 <알자지라>에 “작전은 이집트에서 무슬림형제단이라는 암을 잘라내는 매우 중요한 순간이었다”고 주장했다. <알자지라>는 600여명에 이르는 엄청난 희생자가 나왔는데도, 무르시를 반대하는 국민들 중엔 이를 ‘감내할 만한 대가’라고 생각하는 이들도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라바아광장에서 함께 농성을 벌이던 동생을 잃은 의사 마르완 사비르는 <알자지라> 인터뷰에서 “동생이 가슴에 총을 맞아 병원으로 옮기려고 했지만 경찰들은 구급차의 이동을 막았다. 어떻게, 무엇을 감내할 수 있다는 말인가”라고 절규했다.

이유주현 기자 edigna@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국제 많이 보는 기사

트럼프 ‘호주 관세 예외’에 일본 “우리 철강·알루미늄도” 기대감 1.

트럼프 ‘호주 관세 예외’에 일본 “우리 철강·알루미늄도” 기대감

‘누가 뭐래도 내가 실세’...트럼프 앉혀두고 오벌오피스에서 브리핑 2.

‘누가 뭐래도 내가 실세’...트럼프 앉혀두고 오벌오피스에서 브리핑

트럼프, 요르단 국왕에 대놓고 “미국이 가자지구 가지겠다” 3.

트럼프, 요르단 국왕에 대놓고 “미국이 가자지구 가지겠다”

D-30, 트럼프 철강 관세 실행 …BBC “한국도 영향 불가피” 4.

D-30, 트럼프 철강 관세 실행 …BBC “한국도 영향 불가피”

“이혼해도 가족”…데미 무어, 치매 브루스 윌리스 매주 찾아가 5.

“이혼해도 가족”…데미 무어, 치매 브루스 윌리스 매주 찾아가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