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의 봄’ 뒤 첫 민주선거로 탄생
야권과 협상해 임시정부 구성키로
야권과 협상해 임시정부 구성키로
튀니지의 이슬람주의 정부가 28일 사퇴를 발표했다. 튀니지의 이슬람주의 정당 엔나흐다가 이끄는 집권 연립정부는 이날 새 총선을 관리할 임시정부가 구성되면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임시정부는 30일 또는 10월1일부터 3주간 집권 연립정부와 야권의 협상을 거쳐 구성된다. 이날 발표는 튀니지의 최대 노조가 중재했다. 하지만 <알자지라> 등 외신은 공정한 임시정부가 들어설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튀니지는 이집트와 함께 ‘아랍의 봄’ 이후 중동지역의 민주화를 가늠할 시금석으로 평가돼 왔다. 튀니지는 2011년 아랍의 봄이 시작된 곳으로, 현 정부는 독재정권가 무너진 뒤 민주적 선거로 집권한 첫 정부이다. 무함마드 무르시 이집트 정부의 붕괴에 이어 튀니지의 엔나흐다 정부도 물러남으로써, 아랍의 봄 이후 집권한 온건 이슬람주의 세력이 모두 하야하게 됐다.
엔나흐다당이 이끄는 정부는 출범 직후부터 강압적 이슬람주의 정책을 이유로 세속주의 세력의 거센 저항을 받아왔다. 특히 지난 2월 좌파 지도자인 수크리 발아이드, 7월에 야당 지도자 무함마드 브라흐미의 암살 등을 계기로 반정부 시위가 전국적으로 번졌다.
엔나흐다 정부는 올 들어 야권과 연립정부 구성 등으로 위기를 돌파하려 했으나, 세속주의 세력과 이슬람주의 강경 세력의 협공을 받았다. 엔나흐다 정부는 최근의 정치적 암살은 강경 이슬람주의 세력의 책임이라고 주장했으나, 세속주의 야권의 국민구국전선은 엔나흐다 정부가 강경파 이슬람주의자들을 제어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해왔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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