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제리행 사막 횡단중 차량고장 40여명 사망
‘더 나은 삶’을 찾아 알제리로 가던 니제르 이민자 40여명이 사하라 사막에서 기아와 갈증을 견디지 못해 숨졌다. <아에프페>(AFP) 통신은 이달 중순 니제르 아를리트에서 60여명이 알제리를 향해 출발했으나 이 중 19명만 살아남고 나머지는 사막에서 숨졌다고 28일 보도했다. 사망자 중엔 어린이와 여성이 다수 포함돼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아에프페>는 니제르 북부 도시 아가데즈 리사 펠투 시장의 말을 통해 당시 상황을 전했다. 10월15일께 니제르인 60여명이 광산 도시인 아를리트에서 차량 두대에 나눠 타고 알제리 남부의 오아시스 도시인 타만라세트로 향했다. 아를리트와 타만라세트는 630㎞가량 떨어져 있다.
사막을 횡단하던 중 차량 한 대가 고장나자, 나머지 다른 차의 운전기사는 차를 고치는 데 필요한 부품을 찾아오겠다며 승객들을 모두 내리게 했다. 하지만 곧 돌아오겠다고 약속한 차는 오지 않았고, 결국 남겨진 이들은 물을 찾아 삼삼오오 흩어졌다. 며칠 동안 걸어 겨우 아를리트에 되돌아온 5명이 수십명이 사막에 있다고 전했다. 소식을 들은 군인들은 실종자들을 찾으러 나섰으나 이미 때는 늦었다.
<아에프페>는 니제르 일대에선 다른 나라로 이주하길 원하는 이들을 차로 실어 나르는 수송사업이 꽤 수익성이 있다고 전했다. 또 이런 ‘암상인’ 중엔 사막에 사람들을 내버리고 달아나는 이들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참사의 경우 운전자가 사막에서 니제르 주민들을 찾지 못해 벌어진 사고일 수도 있지만, 이민 브로커들이 의도적으로 저지른 범행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니제르의 인권운동가인 아자우 마만은 “사막엔 어린이·여성들을 포함한 가족 전체가 남겨졌는데, 이들은 알제리로 가서 구걸하며 살아갈 계획이었다”고 전했다. 니제르는 2011년 세계은행 집계 기준으로 1인당 평균 소득이 360달러에 불과한 아프리카의 최빈국으로, 사하라사막은 알제리와 니제르 등에 남북으로 걸쳐 있다. 이유주현 기자 edig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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