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나이지리아 최대 도시 라고스에 있는 정부청사 앞에서 보코하람에 납치된 여학생 구출을 촉구하는 시민단체 소속 여성이 “차드, 카메룬, 니제르는 범죄행위에 동참하지 말라”고 쓰인 손팻말을 들고 있다. 라고스/AFP 연합뉴스
나이지리아 이슬람 무장단체 ‘보코하람’ 위협
AFP 영상 공개…정부는 3주 지나 “구출 최선”
AFP 영상 공개…정부는 3주 지나 “구출 최선”
나이지리아 여학생 300여명을 납치한 이슬람 무장단체 ‘보코하람’의 지도자가 여학생들을 노예로 팔겠다고 위협했다.
보코하람을 이끄는 아부바카르 셰카우가 “내가 소녀들을 납치했다. 나는 여학생들을 팔 시장을 갖고 있다”고 말한 내용의 동영상을 <아에프페>(AFP) 통신 등이 입수해 6일 공개했다. 보코하람이란 명칭은 하우사 부족어 ‘보코’(영어책·서구식 교육)와 아랍어 ‘하람’(죄·금기)을 합성해 만들어졌다. 이 단체는 나이지리아에 이슬람 국가 건설을 목표로 삼고 있다. 지난달 14일 나이지리아 동북부 보르노주 치복시에 있는 여학교를 급습해, 시험을 보던 여학생들을 납치했다. 50여명은 탈출했으나, 250여명이 억류된 것으로 추정된다. 보코하람이 납치를 시인한 것은 이번 동영상이 처음이다.
셰카우는 “서구식 교육은 죄악이다. 나는 12살, 9살 소녀를 시집 보낼 것”이라고도 말했다. 동영상이 언제 녹화된 것인지는 확실하지 않으며, 여학생들이 이미 이웃 나라인 차드와 카메룬에 12달러에 신부로 팔리고 있다는 보도도 나오고 있다. 이름을 밝히기를 거부한 보코하람의 중개인은 “여학생 중 2명은 뱀에 물려 죽었고 20명은 병을 앓고 있다”고 <에이피>(AP) 통신에 보도했다.
나이지리아에서는 정부에 대한 분노가 일고 있다. 굿럭 조너선 대통령은 사태 발생 3주 뒤인 지난 4일에야 처음으로 텔레비전을 통해 “여학생들을 구출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는 “여학생들이 어디 있는지 모른다. 보코하람과 협상은 없다. 알지도 못하는 이들과 어떻게 협상을 하나”라고 했다.
현지 언론 <데일리 트러스트>는 조너선 대통령의 부인이 5일 정부에 대한 항의 시위를 주도한 이를 “체포하라”고 명령했고, “여학생 실종은 발생하지 않았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시위 주동자는 풀려났으며, 나이지리아 정부는 체포 사실 자체를 부인했다.
제이 카니 미국 백악관 대변인은 5일 “나이지리아 당국과 정보를 공유하면서 범죄 조사 능력 개선 등을 돕고 대테러 작전을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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