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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동·아프리카

빈 라덴 이후 세계 최고 수배자, 공개 석상 동영상 최초 공개

등록 2014-07-07 17:16수정 2014-07-07 17:44

이라크-레반트이슬람국가 지도자 알 바그다디가 최초 공개한 영상 / 유튜브 동영상 캡쳐
이라크-레반트이슬람국가 지도자 알 바그다디가 최초 공개한 영상 / 유튜브 동영상 캡쳐
이라크 반군 지도자 등장에 전 세계가 관심
점령 영토에 국가 선포 후 최고통치자로 선언
“칼리프에 복종하라” 강조
지난 4일 이라크 모술의 이슬람 대사원. 금요예배에 참석하기 위해 무슬림들이 빽빽한 앉아있는 이 대사원에 예배가 시작되자, 검은 예복을 입고 턱수염이 무성한 한 장년 남자가 단상에 올랐다. 예배를 보는 무슬림들은 그가 누구인지 몰랐다. 이 남자가 단상에 오르자, “당신들의 새로운 칼리프 이브라힘”이라는 깜짝 소개가 있었다.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 현재 시리아와 이라크 북부를 휩쓰는 이슬람주의 무장단체 이라크레반트이슬람국가의 지도자가 공개 석상에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낸 순간이었다. 오사마 빈라덴 이후 전 세계의 최고 수배자가 전격적으로 모습을 드러내자, 대사원은 술렁거렸다. 특히 그가 이라크레반트이슬람국가가 점령한 영토를 이슬람 칼리프 국가로 선포하고, 자신을 그 국가의 최고통치자인 ‘칼리프’로 선언한 이후여서 그의 출현은 무슬림 대중들뿐만 아니라 전 세계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그는 이날 약 30분간의 설교를 했고, 이 동영상은 지난 주말 이슬람주의 단체 웹사이트(http://www.youtube.com/watch?v=Fxawa6VnSTM)에 올려졌다.

이라크-레반트이슬람국가 지도자 알 바그다디/이슬람주의 단체 웹사이트 동영상 캡쳐
이라크-레반트이슬람국가 지도자 알 바그다디/이슬람주의 단체 웹사이트 동영상 캡쳐
그가 출현한 대사원이 있는 모술은 이라크레반트이슬람국가가 최근 장악한 영토에서 최대 도시이다.

바그다디는 지금까지 개인적인 신상에 대해 알려진 것이 거의 없다. 특히 그의 모습을 담은 사진이 공개된 것은 단 두장뿐이다. 미국 등 서방은 그가 2005년 이라크에서 미군에 체포되어 부카 캠프에 수용됐을 때 찍은 사진을 바탕으로 하여, 그를 지명수배하고 있을 뿐이다. 미국은 그에게 1천만달러의 현상금을 내걸고 있다.

그는 이날 설교에서 특별히 새로운 메시지를 전하지는 않았으나, ‘칼리프’로서의 자신의 지위를 확인하는데 강조점을 뒀다. 그는 “나는 여러분들 보다 뛰어나거나 고결하지 않다”며 “만약 여러분들이 보기에 내가 바른 길에 있다면, 나를 도와달라”고 부탁했다. 그는 또 “만약 내가 옳지않은 길에 있다면, 나에게 충고하고 나를 제지해달라”며 “그리고 내가 신에게 복종하는만큼 여러분들도 나에게 복종하라”고 강조했다.

그는 “신은 여러분의 형제 무자헤딘들에게 인고와 성스런 투쟁의 세월 끝에 승리와 정복을 선사했다”며 최근 시리아와 이라크 북부 영토에 대한 이라크레반트이슬람국가의 장악에 이은 칼리프 국가 선언을 환기시켰다. 그는 “무자헤딘들은 이슬람 칼리프 국가 건설 선포로 내달았고, 이맘(지도자)를 임명했다. 이는 무슬림들의 의무이다”고 강조해, 자신들이 선포한 칼리프 국가와 자신의 칼리프 ‘즉위’가 무슬림들이 따라야 할 의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 의무는 오랜 세기동안 잊혀져 현실에서 사라져 많은 무슬림들이 이에 무지하게 됐다”며 “내가 비록 여러분들 보다 뛰어나지 않지만, 나는 당신들을 책임지는 자리에 임명됐다”고 강조했다.

칼리프는 이슬람의 선지자 무함마드 사후에 그를 승계하는 무슬람의 최고 지도자이다. 무함마드 사후 이슬람 교도들은 칼리프를 중심으로 중동 지역에 광대한 제국을 건설했고, 모든 무슬림들은 기존 국적과 민족, 인종을 초월해 이 칼리프 국가를 무슬림 단일 공동체로 보고 그 구성원으로 대우받았다. 무슬림들은 무함마드 사후 4대 칼리프까지를 정통 칼리프 시대로 보고, 이를 무슬림들의 이상향 국가로 간주하고 있다.

바그다디가 개인적인 신상을 숨기고, 공개석상 출현을 극도로 꺼린 것은 자신에 대한 보안뿐만 아니라 대중들에 대한 신비주의를 자극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알카에다 지도자 오사마 빈라덴이 수시로 서방 언론과 인터뷰를 갖고, 자신의 성명을 적극 발표하는 등 자신의 메시지를 무슬림들과 서방에 적극 알렸던 것과는 대조된다. 그동안 그의 철저한 은닉과 잠적은 빈라덴 등 다른 이슬람주의 무장단체 지도자들의 체포와 피살 교훈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자신의 경호를 위한 보안에 아무리 철저하다 해도, 활동중인 사진이나 모습이 공개되면 이를 단서로 한 추적이 가능하기 때문이었다. 빈라덴의 경우도, 그가 종종 사진에 모습을 드러내고 그 사진에 있던 AK-47 소총이 단서가 되어 결국 미국에 의해 적발되어 피살됐다.

철저히 은닉과 잠적으로 일관하던 바그다디가 대중 앞에, 그것도 이슬람 사원에서 오랫동안 설교한 것은 자신들의 근거지가 확고해졌다는 의미로도 받아들여진다. 모술을 중심으로 한 이라크 북부가 자신들에 의해 확고히 장악됐다고 믿었기 때문에 이런 대담한 행동이 가능했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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