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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동·아프리카

IS ‘인질 전술’에 국제사회 속수무책

등록 2015-01-25 20:40

전세계 언론 경쟁적 보도
몸값 대응도 나라마다 편차
가족들 정부도움 못받고
개별적 석방운동도 사태악화시켜
이슬람국가(IS)의 인질 전술에 국제사회가 맥없이 당하고 있다.

전세계 언론에 무차별적으로 방영되는 이슬람국가의 인질 살해 위협 동영상이 대표적이다. 이슬람국가가 배포하는 인질 동영상은 세계 유수의 언론들에 경쟁적으로 보도되고 있는데, 그 자체가 이슬람국가를 위한 최대 홍보이며, 지원자들을 끌어들이는 통로라는 지적이 나온다.

동영상 자체도 탁월한 선전물이다. 오렌지색 죄수복을 입은 인질들의 모습은 서방에 맞서는 이슬람국가를 상징한다. 오렌지색 죄수복은 미국이 테러와의 전쟁에서 붙잡은 포로들을 구금하고 있는 관타나모수용소의 수감자 유니폼과 같은 색이다. 따라서 오렌지색 죄수복을 입은 인질의 모습은 서방과 이슬람국가 사이의 힘의 역전을 상징한다. 이 옷을 입은 인질들의 모습이 방영될 때마다, 서방 ‘십자군 동맹국’들의 부당함에 맞서는 이슬람국가의 복수를 무슬림 동조자들에게 환기시키는 전술이다.

영국 <비비시>(BBC) 방송에 기고한 글에서 이런 분석을 내놓은 베이루트 소재 카네기중동연구소 리나 카티브 소장은 국제사회가 이슬람국가의 인질 전술에 맞서 공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홍보와 자금 조달이라는 목적을 가진 이슬람국가의 인질 전술을 국제사회가 그대로 용납하고 있다는 것이다. 프랑스 등 일부 국가는 이슬람국가가 요구하는 몸값을 주고 자국 인질들을 석방시킨 반면 미국은 응하지 않았다. 이는 이슬람국가가 목적을 일부 달성하도록 했고, 몸값 요구에 응하지 않는 국가들의 입장과 교섭력을 악화시켰다.

이슬람국가의 인질 사태가 발생할 때마다 인질 가족들이 석방운동에 나서는 것도 사태를 악화시킨다는 지적도 있다. 정부나 국제사회의 체계적 도움을 받지 못한 가족들은 이슬람국가를 향해 자비를 구하는 식의 운동을 언론을 통해 펼쳐왔다. 이는 동조자들에겐 이슬람국가의 강력함만 부각시키면서, 결국 인질들의 몸값만 높이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카티브는 지적했다.

이슬람국가가 배포하는 인질 동영상의 보도 자제, 해당국 정부 등이 나서 인질 가족들을 지원하는 조처, 인질 협상을 위한 창구 단일화 등이 필요한 시점이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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