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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동·아프리카

‘이란 핵 개발 중단’ 역사적 합의…이제 북한만 남았다

등록 2015-04-03 19:52수정 2015-04-03 21:26

<b>“봉쇄 풀린다” 환호</b> 이란 핵협상 타결 소식이 전해진 2일 밤 테헤란 북부의 발리아스르 거리를 지나던 자동차 안에서 여성들이 손으로 승리의 ‘브이’자를 그리며 환호하고 있다. 테헤란/AFP 연합뉴스
“봉쇄 풀린다” 환호 이란 핵협상 타결 소식이 전해진 2일 밤 테헤란 북부의 발리아스르 거리를 지나던 자동차 안에서 여성들이 손으로 승리의 ‘브이’자를 그리며 환호하고 있다. 테헤란/AFP 연합뉴스
[뉴스분석] 주요6개국-이란 핵협상 타결

최소 10년 핵무기 개발 차단-이란 경제제재 해제
‘예상밖 포괄 합의안’ 평가…국제정세 대변환 예고
미국 등 주요 6개국과 이란이 2일(현지시각) 서방국가들의 대이란 경제 제재를 해제하는 대가로 이란이 최소 10년 이상 핵개발 활동을 사실상 중단하는 내용의 포괄적인 합의안을 마련하는 데 성공했다.

이번 합의는 2002년 8월 이란의 비밀 우라늄 농축 시설의 존재가 폭로되면서 촉발된 이란 핵위기가 12년여 만에 해결의 돌파구를 마련했다는 의미를 갖고 있다. 또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반세기 만에 쿠바와 국교정상화 협상에 나선 데 이어 중동의 숙적 이란과의 핵협상에서 중대 전기를 마련함에 따라, 핵 비확산 체제의 마지막 국외자인 북한과도 핵협상에 나설지 주목된다.

양측은 스위스 로잔에서 협상 마감시한(3월31일)을 이틀 넘겨가며 마라톤협상을 계속한 끝에 이날 극적으로 타협점을 찾았다. 양측은 이를 토대로 6월30일까지 세부적, 기술적 사항에 대한 최종 합의에 도달하기 위한 협상을 계속할 예정이다.

이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5개국 및 독일(P5+1)이 발표한 ‘포괄적 공동 행동계획을 위한 요소들’이란 합의문은 양측이 이행해야 할 의무사항들을 상당히 구체적으로 담고 있다. 이란은 원심분리기를 현재 1만9000개에서 약 6000개로 감축하고, 저농축 우라늄 비축분을 1만㎏에서 300㎏으로 줄이며, 중수로를 평화적 목적으로만 사용하도록 재설계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합의 뒤 첫 10년 동안에는 이란 지도부가 합의를 깨고 핵무기 개발 결정을 내리더라도 실제 핵무기 한개 제조에 필요한 핵물질을 개발하는 데 소요되는 기간(브레이크아웃 타임)을 현재의 2~3개월에서 1년 이상으로 지연시키게 된다. 이런 점에서 첫 10년간은 미국이 원하는 목표를 달성했다고 볼 수 있다. <뉴욕 타임스>는 “놀랍도록 구체적이고 포괄적인 합의안”이라며 “이번 협상에 비판적이었던 전문가들까지 긍정적 평가를 내리고 있다”고 전했다.

합의문이 발표된 뒤 긴장된 표정으로 백악관 로즈가든에 선 오바마 대통령은 “이번 협상으로 이란이 핵무기를 개발할 모든 길을 차단할 수 있게 됐다. 역사적인 합의다”라고 자평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양측이 오는 6월 말 핵 문제에 대한 최종 타결까지 나아간다면, 1979년 이란 이슬람혁명 이후 오랜 적대관계를 청산하는 계기로도 작용할 수 있다. 이는 미국의 외교정책과 중동·국제 정세의 대변환을 예고한다. 오바마 대통령은 2009년 취임 이후 이란과의 관계 개선을 주요 외교 목표로 설정해왔다.

이란으로서도 자국 경제에 막대한 타격을 입힌 국제사회의 경제 제재를 해제하게 함으로써 상당한 실리를 챙기게 됐다. 주요 6개국은 이란이 합의를 이행하는 것을 조건으로 경제 제재를 해제하기로 했다. 이란은 또 기본적인 핵 시설을 유지하고 3.67% 이하 저농축 우라늄을 생산할 수 있는 ‘핵 주권’은 확보했다. 협상안 발표 뒤 이란 시민들은 거리로 나와 이란의 국제적 고립이 끝날 수 있게 됐다며 환호했고, 이란 국영방송은 1979년 이후 처음으로 미국 대통령의 성명을 생방송으로 내보냈다.

이번 합의로 이란의 역내 영향력이 커지면서 중동의 기존 세력 판도에도 큰 파장을 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으로는 이란을 국제사회에 포용함으로써 이란의 대외정책을 온건하게 변화시키는 촉매로 작용할 수도 있으나, 이스라엘과 사우디아라비아 등 미국의 전통적인 중동 우방국들의 반발로 긴장이 높아질 수도 있다.

워싱턴/박현 특파원 hyun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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