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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동·아프리카

아프간미군, 탈레반주검 훼손 비디오공개 논란

등록 2005-10-20 22:42수정 2005-10-21 02:41

아프가니스탄에 주둔한 미군 병사들이 탈레반 전사의 주검을 불태웠다고 주장하며, 이들을 숨겨준 것으로 보이는 마을 주민들을 조롱하는 모습을 담은 비디오테이프가 방영돼 파문이 일고 있다.

오스트레일리아 <에스비에스> 텔레비전은 19일 저녁 아프간 남부 칸다하르 근처 곤바즈 마을 언덕에서 미군 병사들이 불타는 두 구의 주검 옆에서 팔짱을 끼고 있는 모습을 내보냈다. 주검들은 이슬람의 성지인 메카 쪽으로 머리를 두고 있었다.

미군들은 이어 차에 달린 대형 확성기를 통해 현지어로 메시지를 읽은 뒤, 팝음악을 크게 틀어댔다. 이 테이프를 찍은 프리랜서 스티븐 듀폰은 메시지의 내용은 “너희는 너희의 전사들을 불태워지게 했다. 너희는 나와서 시신을 수습할 용기도 없다. 너희들은 계집애들이다. 개처럼 행동하지 말고 나와서 남자처럼 싸워라”라는 내용이었다고 설명했다. 듀폰은 지난 1일 미군 공수여단과 함께 종군취재에 나서 이 장면을 찍은 것으로 알려졌다.

듀폰은 “주검을 태운 미군 병사들은 위생상 이유 때문에 그렇게 한 것이라고 말했다”며 “그러나 메시지 내용은 주검을 불태우는 것이 이슬람 전통에 대한 모독이라는 것을 그들이 알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슬람 율법은 주검을 24시간 안에 매장하도록 하고 있으며, 탈레반은 집권 기간에 팝음악 청취를 금지했다. 적군의 신체를 훼손하는 것은 제네바협약에도 어긋난다. 방송에 나온 미군 병사들은 심리전 부대 소속으로 알려졌다.

방송이 나가자 아프간 주둔 미군은 진상 조사에 들어갔다. 제이슨 카미야 미군 소장은 성명에서 “미군은 적군에 대한 학대나 종교 모독을 용서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브라이언 휘트먼 국방부 대변인은 “아주 심각한 내용의 혐의가 있다”며 “그것이 사실이라면 매우 골치아픈 일”이라고 논평했다.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간 대통령은 “우리는 적이건 친구건 인간의 몸을 모욕하는 것을 경멸한다”며, 이 사건에 대한 독자적인 조사를 지시했다고 정부 대변인이 밝혔다. 이슬람 성직자 파이즈 모하메드는 “이것이 사실이라면 매우, 매우 위험한 결과를 빚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유강문 기자 m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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