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스신은 언제쯤 가족과 함께 보기 편한 장면이 될 수 있을까? 영국 <텔레그래프>는 13일 케냐 영상물등급위원회에서 코카콜라의 광고에 나오는 장면 중 키스신을 삭제하라는 조치를 내렸다고 보도했다. 케냐의 ‘가족적 가치’에 어긋난다는 것이 그 이유다.
문제가 된 광고는 코카콜라가 올해 초 선보인 ‘Taste the Feeling’ (느낌을 맛보다)이라는 광고다. 3분 남짓한 광고에서는 전 세계의 사람들이 다양하게 코카콜라를 즐기는 모습이 묘사되는데, 이 중 젊은 커플이 도서관에서 끌어안고 키스를 하는 장면이 문제가 됐다.
케냐 영상물등급위원회는 “가족이 함께 텔레비전을 보는 시간대에 방영되는 유해한 장면으로부터 어린이들을 보호하기 위해 이번 조치를 취했다”고 밝혔다. 코카콜라 쪽은 “지역의 기준과 소비자들의 가치에 맞춰 마케팅을 하겠다”며 문제가 되는 키스신을 삭제했다. 편집본은 13일 저녁부터 방송됐다.
이번 위원회의 결정이 진부하고 고지식하다는 몇몇 시청자들의 의견에 대해 위원회는 “광고 전체가 금지된 것은 아니다. 영상물등급위원회는 케냐의 윤리적 가치에 걸맞는 방송을 위해 선정적 장면을 규제할 의무가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케냐 영상물등급위원회는 영화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에 여성을 성적 노예로 묘사하는 선정적인 장면이 있다는 이유로 시청과 배급을 제한하기도 했다.
황금비 기자 with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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