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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동·아프리카

백인 자매 “흑인 인형으로 아프리카 어린이들에게 꿈을”

등록 2016-05-05 22:25

잇츠미 종이인형 출시 행사에 참석한 한 어린이가 즐거워하고 있다. 연합뉴스.
잇츠미 종이인형 출시 행사에 참석한 한 어린이가 즐거워하고 있다. 연합뉴스.
아프리카 출신 백인자매 창업…아프리카 국가별 인형 만들어
“세상에 아프리카 여자 어린이들이 가지고 놀 수 있는 흑인 여자인형이 거의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죠!”지난달 20일(현지시간) 에티오피아 ‘잇츠미(It’s me)‘ 사무실에서 만난 이 회사의 공동대표 소냐 벨레타는 창업을 결심한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잇츠미는 어린이용 종이인형을 만드는 스타트업 기업으로 지난해 10월 문을 열었다.

 지금까지 에티오피아의 세냐,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난디, 인도의 디야 등 흑인 여성과 남아공 출신 백인 여성 줄리아까지 모두 ’네 명‘의 모델을 출시했다. 디야는아프리카에 사는 인도 사람이 많다는 점을 고려해 만들어졌다.

 300비르(약 1만6천원)짜리 키트에 두꺼운 종이인형과 가위로 오릴 수 있는 종이의상, 직접 옷을 디자인할 수 있는 다양한 무늬의 색종이, 가위, 색연필, 지우개, 연필깎이 등이 들어있다. 오른손잡이용, 왼손잡이용 키트가 따로 있다.

 백인 여성으로 남아공에서 태어나 자란 벨레타는 대부분의 아프리카 어린이가 장난감을 갖지 못하는 현실에 대해 여동생과 대화를 나누던 중 어린 시절 가지고 놀던 종이인형을 떠올렸다.

 일반 인형에 비해 제작 비용이 적게 드는 만큼 더 많은 아프리카 어린이에게 인형을 줄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게다가 아프리카 흑인 여성을 모델로 한 인형을 거의 보지 못했다는 사실이 벨레타를 부추겼다.

 그는 “이왕이면 아프리카의 정체성과 자존감을 불어넣는 인형을 만들고 싶었다”면서 “이를 위해 회사 이름을 ’이건 바로 나야‘라는 뜻의 잇츠미로 정하고, 종이인형 의상에 각 모델이 대표하는 국가의 전통의상이 반드시 넣도록 했다”고 말했다.

 종이인형 키트에는 특별한 소책자도 들어있다. 약 30쪽 분량의 책자에는 자신의 신념, 주변 환경, 습관을 비롯해 꿈과 이를 이루기 위한 방법 등을 적을 수 있는칸이 마련됐다.

 ’존경하는 여성은 누구인가요‘ ’그녀를 어떤 점에서 존경하나요‘ ’당신이 세운 목표를 이루기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요‘ ’극복할 과제는 무엇인가요‘ 등 다양한 질문이 책자 안에 적혀있다.

 벨레타는 “단순히 인형을 파는 것이 아니라 어린이들이 건강한 삶을 계획하고 꿈을 이룰 수 있도록 돕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잇츠미 애플리케이션을 출시했을 뿐만 아니라 아이들이 종이인형을 가지고 놀면서 자연스럽게 꿈을 나눌 수 있는 오프라인 모임도 조직하려 하고 있다.

 잇츠미는 에티오피아에 마땅한 제조시설을 확보하지 못해 남아공에서 전 제품을만들어 오기 때문에 다소 부담스러운 가격이지만, 많은 어린이의 사랑을 받고 있다.

 지난해 10월 출시 기념 이벤트에는 이틀간 100여명이 몰렸고, 3월 오프라인 모임에도 부모의 손을 잡고 어린이 수십 명이 참석했다.

 벨레타는 “아이들은 물론이고 아이와 뭘 하고 놀아야 할지 몰랐던 부모님들이 함께 종이 옷을 자르고 색칠을 하면서 매우 즐거워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예상외로 남자아이들도 잇츠미 인형을 좋아하는 모습을 봤다”며 “조만간 남자 인형을 만들고 다른 아프리카 국가를 모델로 한 인형도 확대할 것”이라고덧붙였다.

 작은 종이인형으로 큰 변화를 만들고 싶은 그녀는 “사업을 유지하기 위해 수익성을 포기할 수는 없지만 궁극적으로는 아동 관련 NGO나 학교를 통해 어린이들에게 잇츠미 종이인형을 제공하는 게 나의 목표”라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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