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중해에 배치된 미군 구축함 로스호에서 7일 새벽(현지시각) 시리아 공군기지를 향해 토마호크 미사일이 발사되고 있다. 미국 해군 누리집
미국은 내처 바샤르 아사드 대통령을 축출하기 위한 본격 군사행동에 나설까?
미국 해군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마이크 펜스 부통령,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이 “모종의 조처”와 “모든 옵션” 등의 표현을 쓴 지 불과 몇시간 만에 시리아 공군기지를 토마호크 미사일로 타격했다. 이제 관심은 “앞으로 아사드가 시리아 국민을 다스릴 일은 없어 보인다”(틸러슨 장관)는 말대로 미국이 아사드 축출을 위해 본격적 행동에 나설지로 쏠린다.
그러나 기습적 공격에도 불구하고 미국이 시리아 정부군과의 전면적 싸움에 나설 가능성은 현재로서는 높지 않아 보인다. 우선 공격 수단을 볼 때 그렇다. 미군은 7일 새벽(현지시각) 지중해에 떠 있는 구축함 로스호와 포터호에서 미사일을 쐈다. 미사일 공격은 전투기 공습보다 파괴력이 떨어지지만 수백㎞ 떨어진 안전한 곳에서 목표를 노릴 수 있다. 따라서 전투기가 적의 방공망에 걸려 격추당할 염려가 없다. 미군은 최근 몇년간 예멘과 시리아의 이슬람 무장세력을 공격할 때 홍해와 페르시아만에 띄운 구축함의 토마호크 미사일을 사용해왔다. 지상군을 전개할 때나 전투기를 쓸 때의 인명 손실 우려는 미국에 중요한 고려 요소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 때도 지상군을 투입하지 않고서는 아사드 정권을 완전히 몰아내기 어렵다며 개입을 주저했다.
시리아 정부군과 합세해 반군과 싸우는 러시아군의 존재도 큰 부담이다. 공격을 확대하면 러시아군에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 <뉴욕 타임스>는 이번에 공격을 당한 샤이라트 공군기지에도 러시아군이 주둔하는데, 미국은 사전에 러시아에 통보해 대비할 수 있도록 했다고 보도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번 공격이 “주권국에 대한 공격”이라고 비난했다. 러시아와 틈이 더 벌어지면 시리아에서 진행하는 이슬람국가(IS) 소탕전에도 악영향이 불가피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공격 뒤 “치명적 화학무기의 사용을 중단시키는 게 미국의 핵심적 안보 이익”이라고 말했다. 아사드 정권 축출보다는, 금지선을 넘어 화학무기를 쓰는 것을 단념시키는 게 공격의 목적이라는 점을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로이터> 통신은 익명을 요구한 미국 국방부 관리가 “일회적 공격”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이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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