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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동·아프리카

시리아 현지 UN 제휴 기관, 구호물품 빌미로 성착취

등록 2018-02-27 21:02수정 2018-02-27 22:50

유엔·인도주의 기구 대신 배급 맡은 현지인들
음식·생필품 등 전해주고 ‘성적 서비스’ 요구
“유엔 산하기구들, 3년 전 알고도 묵인” 주장도
유엔인구기금(UNFPA)이 시리아 데이르 에 조르에서 구호물품을 배달하고 있다. 사진출처: 유엔인구기금 누리집
유엔인구기금(UNFPA)이 시리아 데이르 에 조르에서 구호물품을 배달하고 있다. 사진출처: 유엔인구기금 누리집
시리아에서 유엔(UN)이나 국제구호단체의 구호물품을 전달하는 현지 제휴 기관 관계자들이 배급을 빌미로 여성의 성을 착취해 온 것으로 나타났다. 3년 전부터 문제제기가 이뤄졌으나, 유엔 산하 기관들이 조처를 취하지 않았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영국 <비비시>(BBC) 방송은 27일(현지시각) 유엔인구기금(UNFPA) 보고서와 구호단체 직원들의 말을 인용해 시리아에 만연한 성적 착취 실태를 보도했다. 이 방송은 “일부 여성들은 구호물품을 집으로 가져가려고 몸을 내줬다는 취급을 받기 싫어 배급 센터에 가는 것을 꺼리기도 한다”고 전했다.

유엔인구기금은 지난해 성폭력과 관련한 평가를 진행했다. 시리아 여러 지역에서 인도주의 지원 물자가 성과 교환됐다고 결론내렸다. ‘2018 시리아의 목소리’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는 구체적인 성적 착취 사례가 언급됐다. 음식을 받은 여성이나 소녀들이 성적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공무원과 단기간 결혼을 하거나, 배급 담당자들이 여성의 전화번호를 요구하거나, 구호물품을 전달하는 대신 여성의 집에서 하룻밤을 함께 보내는 것 등이 대표적인 예다. 특히 남편과 아버지 등 남성 보호자가 없는 여성들이 성적 착취에 취약했다고 보고서는 덧붙였다.

인도주의 기구들이 실태를 알고도 눈 감았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현지 단체나 지방 행정조직은 인도주의 기구 직원들이 접근할 수 없는 위험한 지대에 접근해 구호물품을 전달할 수 있는 유일한 통로이기 때문에 비위를 알고도 묵인했다는 지적이다.

인도주의 단체 자문을 맡고 있는 대니얼 스펜서는 3년 전 성적 착취 문제가 처음으로 제기됐다고 주장했다. 2015년 3월 요르단의 난민 캠프에서 시리아 여성 포커스 그룹 인터뷰를 통해 다라, 쿠네이트라 지역 행정조직 남성들이 원조를 대가로 성을 제공받았다는 얘기를 들었다는 설명이다. 스펜서는 “남성들은 구호물품 배급을 지연시키면서 여성을 성적으로 이용했다”고 말했다.

2015년 6월 국제구호위원회(IRC)가 다라와 쿠네이트라의 여성 190명을 상대로 벌인 설문조사에서도 이런 실태가 드러났다. 약 40% 여성이 구호 서비스를 이용할 때 성폭력이 일어났다고 답했다. 설문조사 내용은 한달 뒤 유엔인구기금 주최로 열린 유엔 기구와 국제 구호단체 회의에도 보고됐다. 이를 계기로 일부 원조 단체들은 배급 절차를 강화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날 회의에 참가했던 유엔 기구의 한 관계자는 <비비시>에 “성적 착취와 학대가 진행됐다는 믿을만한 보고에도 불구하고 유엔은 이를 끝내거나 다루기 위한 심각한 조처를 취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스펜서는 “여성과 소녀들에 대한 성적 착취와 학대가 (내전이 진행된) 7년동안 알려졌으나 무시됐다”며 “유엔과 현 체제가 여성의 몸을 희생시키기로 결정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전정윤 기자 ggu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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