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8.08.07 17:29
수정 : 2018.08.07 2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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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 정부군이 지난 4월 이슬람국가(IS)가 장악한 수도 다마스쿠스 남쪽 야르무크 일대에 공격을 가하고 있다. 다마스쿠스/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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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무기 개발 의혹받는 시리아과학연구센터 소장
차량 이동 중 폭탄 공격으로 사망
이스라엘 정보기관이 배후로 지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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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 정부군이 지난 4월 이슬람국가(IS)가 장악한 수도 다마스쿠스 남쪽 야르무크 일대에 공격을 가하고 있다. 다마스쿠스/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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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의 화학무기 개발에 관여한 의혹을 받아온 로켓과학자가 이스라엘 정보기관 모사드의 폭탄공격으로 암살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시리아 중부 하마주 마시아프에 위치한 시리아과학연구센터의 아지즈 아스바르 소장은 4일 저녁 차를 타고 가다 폭탄공격으로 숨졌다. 차량에 미리 설치된 폭탄이 터져 아스바르 소장과 운전기사가 그 자리에서 숨진 것으로 전해졌다. 아스바르 소장은 바샤르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의 측근으로, 미사일 개발 프로그램에 관여하며 시리아의 우방국인 이란과도 가깝게 지내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뉴욕 타임스>는 6일 중동 국가의 정보기관 고위 인사의 말을 인용해, 적의 무기 개발 전문가들을 지속적으로 제거해온 이스라엘 정보기관 모사드의 소행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모사드는 작년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파괴된 지하 무기 공장을 재건하는 데 큰 구실을 담당한 아스바르를 오랜 시간 추적한 것으로 전해졌다. 모사드는 이스라엘 총리 직속 정보기관으로 이스라엘 안보와 관련된 정보 수집과 공작 임무를 수행한다.
모사드는 그간 자국 안보에 위협이 되는 대상을 제거하는 암살 작전으로 논란이 돼왔다. 지난 2008년 핵 개발에 관여한 것으로 지목된 시리아 장성, 2010년 이란에서 무기를 인수한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고위 간부를 살해했다. 지난 4월에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하마스 조직원을 살해했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이들은 올해 초 테헤란에 있는 한 비밀기지에서 이란 핵무기 개발 관련 비밀문건을 탈취해 미국이 ‘이란 핵협정’에서 일방 탈퇴하는 데 일조했다.
미국 등은 그동안 아스바르가 소장으로 있는 시리아과학연구센터가 아사드 정권의 화학무기 개발 시설이라는 의혹을 제기해왔다. 이스라엘은 지난해 7월 시리아 화학무기 관련 시설을 타격한다는 명분으로 연구센터와 미사일 저장시설 등을 폭격했다. 그로 인해 시리아군 2명이 숨지고, 일반인 5명이 다쳤다. 지난 4월에는 미국, 영국, 프랑스와 함께 이 기관의 다마스쿠스 인근 연구시설도 공습했다. 시리아 반정부 세력은 아사드 정권이 7년에 이르는 시리아 내전에서 화학무기를 사용해왔다고 주장하지만, 시리아 정부는 이를 부인하고 있다.
아비그도르 리베르만 이스라엘 외무장관은 이스라엘 현지 방송 인터뷰에서 “중동에서 하루에도 수백개의 폭탄이 터지는데 그게 모두 이스라엘의 소행이냐”며 관련 의혹을 부인했다.
옥기원 기자
o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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