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탈레반 평화협상서 핵심 사안 원칙적 합의
미군 철군과 탈레반의 테러 지원 중단 맞교환
평화협상에서 배제된 아프간 정부 반발
미국 내에서도 미군 철군 신중론
미군 철군과 탈레반의 테러 지원 중단 맞교환
평화협상에서 배제된 아프간 정부 반발
미국 내에서도 미군 철군 신중론
2차대전 이후 최장기 전쟁인 아프가니스탄 전쟁의 종결이 눈앞에 어른거리고 있다.
미국과 탈레반 평화협상단은 아프간 전쟁 종전을 위한 두가지 핵심 사안에 대해 사전 합의를 도출했다고 미국 쪽이 28일 밝혔다.
미국은 1만4천명에 이르는 아프간 주둔 미군을 철수시키는 대신 탈레반은 아프간 영토를 이용한 국외로의 테러 공격을 중단시키기로 합의했다고 이 협상에 관여한 인사가 전했다. 이런 합의는 지난주 카타르에서 열린 미-탈레반 평화협상에서 합의됐다.
미국은 2001년 9·11테러를 일으킨 알카에다를 보호해준 탈레반 정권을 붕괴시키기 위해 아프간을 침공한 뒤 17년간이나 전쟁을 지속하고 있다. 아프간은 1979년 소련의 침공 이후부터 40여년간이나 전쟁을 겪어왔다.
잘메이 할릴자드 미국 특사는 이날 아프간 현지 언론과의 회견에서 양쪽은 “몇가지 아주 중요한 사안들에 대해 원칙적인 합의”를 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은 아프간 정부와 다른 쪽과 함께 포괄적인 휴전을 이루기 위해 협력할 것이라면서도 자세한 사항은 밝히지 않았다.
지난주 카타르 평화협상은 철군 및 휴전을 위한 자세한 계획을 만들기 위해 전문가들에게 시간을 주려고 정회됐다. 평화협상은 2월말에 재개된다.
하지만 전후 최장기 전쟁을 끝내기 위한 최종적인 평화협정으로 가는 길에는 아직 많은 장애가 남아 있다.
아슈라프 가니 아프간 대통령은 탈레반이 아프간 정부와 일대일 대면협상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날 카불의 대통령궁에서 텔레비전 연설을 통해 “나는 탈레반이 아프간 국민들의 의지에 주의를 기울이고 아프간 정부와 진지한 협상에 들어가야 한다고 촉구한다”고 말했다. 가니 대통령은 17년간의 아프간 전쟁을 끝내는 협상은 “아프간이 주도하고 아프간이 소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과 탈레반의 평화협상에서는 아프간 정부가 배제되어 있다. 탈레반은 아프간 정부가 미국의 괴뢰일 뿐이라며 협상을 거부하고 있다.
미국 내에서도 미군 철군에 대한 신중론이 여전하다. 잭 매켄지 중부사령부 사령관은 지난달 상원 군사위에서 “만약 우리가 지금 급박하게 떠나면, 그들(아프간 정부)이 그 나라를 성공적으로 방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미 군부는 대테러 작전을 위해 미군 일부가 아프간에 잔류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카타르에서 진행중인 평화협상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군을 일방적으로 철수시킬 준비가 됐다는 보도로 최근 급속히 진전됐다. 미국 행정부는 트럼프 대통령이 아프간 철군을 결정하지 않았고 국방부에도 명령하지 않았다고 말하고 있으나, 트럼프 대통령의 철군 정책은 탈레반으로 하여금 적극적인 평화협상에 나서도록 했다.
평화협상이 진전되면서, 아프간의 가니 대통령 정부에는 새로운 대선과 과도정부 구성을 위한 압력이 증가하고 있다. 평화협정이 타결되면, 아프간은 새로운 대선을 치르고 탈레반도 참여하는 새로운 권력구조를 위한 과도정부를 구성해야 한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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