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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06.14 16:41 수정 : 2019.06.14 21:15

13일 오후(현지시각) 미군 중부사령부는 오만만에서 일본 유조선이 의문의 피격을 당한 뒤 촬영한 동영상을 공개했다. 이를 보면, 미국이 이란혁명수비대라고 지목한 경비정이 피격 유조선에 접근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미국 국방부 제공

미, “이란이 미폭발 기뢰 제거” 동영상 공개
이란, “미·이스라엘 등이 반이란 플랜B 가동”
WP, 알자지라 영상만으로 단정 못해” 의구
유엔 안보리, 비공개 긴급회의서 수습책 논의

13일 오후(현지시각) 미군 중부사령부는 오만만에서 일본 유조선이 의문의 피격을 당한 뒤 촬영한 동영상을 공개했다. 이를 보면, 미국이 이란혁명수비대라고 지목한 경비정이 피격 유조선에 접근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미국 국방부 제공
세계 원유 물동량의 30%가 지나는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 유조선 2척이 잇따라 피격당한 뒤 미국과 이란이 서로를 배후로 지목하며 격렬한 책임 공방을 벌이고 있다. 지난해 5월 ‘이란 핵합정’을 일방 탈퇴하며 대이란 제재 고삐를 강화해 온 미국과 이란 사이 갈등이 위험수위를 넘어서는 모양새다.

중동 지역을 관할하는 미 중부사령부는 13일(현지시각) 밤 이란 최정예군인 이란혁명수비대가 이날 피격당한 일본 선적 유조선 ‘고쿠카 커레이저스’ 선체 겉면에서 미폭발 기뢰를 제거하는 장면을 포착했다며 관련 동영상과 사진들을 공개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이란이 이번 공격에 책임이 있다고 판단한다”고 단정한 직후였다. 빌 어반 중부사령부 대변인은 “오후 4시10분께 이란혁명수비대 경비정이 고쿠카 커레이져스호에 접근하는 것이 관측됐다. (이후 선체에서) 부착식 기뢰를 제거하는 장면을 녹화했다”고 밝혔다.

미군이 언론을 통해 공개한 저화질 흑백 동영상을 보면, 소형 선박을 타고 온 군복 차림의 남성 10여명이 피격 선박의 옆면에 다가갔다가 곧바로 현장을 벗어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미국은 이 동영상이 현장 주변 P-8 초계기가 촬영한 것이라 설명했다. 미국은 이를 근거로 이번 공격이 이란의 소행이라는 주장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미 언론은 이 영상만으로 배후를 단정하기엔 조심스럽다는 태도를 보였다. <워싱턴 포스트>는 13일 “의문의 자석식 기뢰가 피격 유조선에 부착됐던 것은 확인했지만, 그게 어디서 만들어졌고 어떻게 설치됐는지 확신을 갖고 말할 수는 없다”는 미국 관리들의 말을 전했다.

아랍 위성방송 <알자지라>도 이날 “이 동영상이 촬영된 시점은 2척의 유조선으로부터 최초의 긴급 구조신호가 접수된 지 약 10시간 뒤, 미국 해군이 일본 유조선을 탈출한 21명의 선원을 구조한 지 5시간이 지난 뒤”라며 미국의 주장에 의구심을 표시했다.

13일(현지시각) 오만만에서 피격당한 유조선 2척 중 하나인 노르웨이 배 ‘프론트 알타이르’에 소방선이 접근해 진화 작업을 하고 있다. 오만/EPA 연합뉴스
이란은 이번 공격은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작’이라고 반박했다. 사우디아라비아 등 걸프 지역의 미국 동맹국들에도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교장관은 13일 트위터에 “미국이 직·간접 증거도 없이 곧바로 이란을 공격하는 주장으로 건너 뛰었다”며 “이는 #비(B)팀이 플랜 비(B)에 돌입해 파괴적 외교를 한다는 걸 명확하게 보여줄 뿐”이라고 주장했다. ‘비 팀’이란 대이란 강경책을 주도하는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연합 등을 가리킨다.

유엔주재 이란 대표부도 이날 저녁 긴급성명을 내어 “이란은 미국의 근거 없는 주장을 단호히 거부하며, 유조선 공격 사건을 강하게 비난한다”며 “중동 지역의 긴장을 높이는 미국과 그 동맹국들의 무분별하고 위험한 정책을 국제사회가 막아달라”고 호소했다. 이란 대표부는 “긴장 해소의 유일한 해법은 역내 국가들의 상호 존중과 포용, 국제법에 기반한 진정한 대화”라고 강조했다.

한편,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이날 오후 미국의 요구로 비공개 안전보장이사회를 긴급 소집해 이번 사태의 대책을 논의했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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