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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06.20 16:20 수정 : 2019.06.20 16:33

지난해 11월 사우디아라비아 수도 리야드에서 열린 ‘미스크 글로벌 포럼’ 행사장에서 참가자들이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의 사진을 배경을 사진을 찍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빈살만 조사 개시 위한 신뢰할 만한 증거”
100쪽 보고서에 사건 당시 대화 내용 실어
“관절 분리해야” 미리 주검 분해 논의
사우디의 ‘우발적 살인’ 주장 뒤엎어

지난해 11월 사우디아라비아 수도 리야드에서 열린 ‘미스크 글로벌 포럼’ 행사장에서 참가자들이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의 사진을 배경을 사진을 찍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자말 카슈끄지 암살 사건을 조사한 유엔 특별조사관이 사우디아라비아의 실권자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의 책임 여부에 대한 조사 개시를 뒷받침할 “신뢰할 만한 증거”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빈살만 왕세자는 지난해 10월 발생한 이 사건 배후로 지목되고도 책임을 모면해왔으나 유엔 차원의 조사 보고서로 다시 곤란한 상황에 처했다.

아녜스 칼라마르 유엔 특별조사관은 19일 100쪽짜리 보고서에서, 사우디 출신 언론인 카슈끄지는 “의도적이고 미리 계획된 처형이자 사법 절차에 의하지 않은 살인의 희생자”라고 밝혔다. 또 “사우디 왕국이 국제 인권법에 따라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사우디 정부가 자국인 11명을 기소해 그 중 5명에게 사형을 구형했으나, 이 재판은 국제적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기에 중지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또 미국 등 국제사회가 관련자들에게 강한 제재를 가해야 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10월 터키 이스탄불의 사우디 영사관 앞에서 열린 항의 집회에서 한 참가자 자말 카슈끄지의 사진과 촛불을 들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보고서는 터키 이스탄불 주재 사우디 영사관에서 터키 정보기관 등이 녹취한 대화를 이런 판단의 근거로 제시했다. 사우디 쪽은 카슈끄지를 압송하려 했으나 그가 저항하면서 일어난 우발적 사건이라고 해명해왔다. 그러나 카슈끄지가 영사관에 도착하기 몇분 전 녹음된 대화에는 미리 주검 처리까지 논의하는 내용이 있다. 내용을 보면, 빈살만 왕세자의 측근인 마헤르 압둘아지즈 무트레브는 동행한 법의학 의사에게 몸통을 가방 하나에 넣을 수 있느냐고 물었고, 의사는 “너무 무겁다”, “관절을 분리해야 한다”며 주검 분해 방식을 자세히 설명했다. 무트레브는 카슈끄지를 “제물로 바칠 짐승”이라고 불렀다.

살해 당시 대화도 들어 있다. 사우디 요원들이 “인터폴 지시로 너를 데려가겠다”고 하자, 카슈끄지는 “그런 사건은 없다”고 반박했다. 이어 요원들이 진정제를 투여하고 머리에 비닐봉지를 씌웠다. 카슈끄지와 요원들이 다투는 소리가 그친 뒤 한 요원이 숨이 끊겼는지 물었다. “머리를 든다”는 대답에 “계속 눌러라. 손을 떼지 말라”는 지시가 내려졌다.

아델 알주바이르 사우디 외무장관은 트위터를 통해 “보고서에는 전혀 새로운 게 없다”고 주장했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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