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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07.12 15:35 수정 : 2019.07.12 20:15

영국 해군의 프리깃함 몬트로즈호의 항행 모습. 영국 해군 제공/EPA 연합뉴스

미 합참의장 지명자 “상선들 군사 호위”
미 “이란 해군, 영국 유조선 나포 시도”
영 구축함이 함포로 겨냥하자 물러나
이란 “외국 함정 조우 없었다” 반박

영국 해군의 프리깃함 몬트로즈호의 항행 모습. 영국 해군 제공/EPA 연합뉴스
영국이 페르시아만을 항행하는 자국 민간 선박들에 최고 단계의 경계경보를 발령한 가운데, 미국은 이란 해역을 운항하는 민간 선박들을 보호하기 위한 군사 호위 연합체의 구성을 추진하고 있다. 페르시아만과 아라비아해를 잇는 호르무즈 해협은 세계 원유 물동량의 25%가 통과하는 곳이다.

미국의 마크 밀리 합참의장 지명자는 11일(현지시각) 상원 군사위원회에 출석해, 미국은 국들과 함께 “페르시아만을 항행하는 유조선과 상선들에 군사적 호위를 제공하기 위한” 연합체 구성을 시도하고 있다고 밝혔다고 <아에프페>(AFP) 통신이 보도했다. 그는 “미국이 페르시아만에서 항행의 자유를 실현하는 데 핵심적 책무를 갖고 있다”며 “향후 몇 주 동안 진전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밀리 합참의장 지명자의 이런 발언은 지난 10일 페르시아만에서 이란 해군 함정들이 영국 유조선을 호위하던 영국 프리깃함과 한때 대치한 지 하루 만에 나왔다. 미국 <시엔엔>(CNN) 방송은 이날 미국 관리들을 인용해, 영국 유조선 브리티시 헤리티지호가 페르시아만을 지나 호르무즈 해협으로 들어서던 중 이란 혁명수비대 소속으로 추정되는 소형 쾌속정 5척이 접근해 나포를 시도했으나 실패했다고 보도했다.

영국 유조선 브리티시 헤리티지 호의 10~11일 항행 위치. 출처=<BBC> 누리집
미국 관리들에 따르면, 이란 선박들은 유조선에 항로를 바꿔 인근의 이란 영해에 정박하라고 요구했으나, 유조선을 호위하던 영국 해군의 몬트로즈호가 이란 선박들을 향해 구두 경고를 하고 함포를 겨냥하자 물러났다는 것이다. 미국 관리들은 당시 상황을 마침 상공에 떠 있던 미국 군용기 한 대가 영상 촬영했다고 말했으나 해당 영상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함포의 포신을 목표물에 겨냥한 것은 공격 의사가 있는 중대한 군사적 경고로 받아들여진다.

영국 총리실 대변인은 이날 “우리는 (이란의) 이번 행동에 대해 우려하고 있으며, 이란 당국이 이 지역에서 긴장을 완화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제러미 헌트 외교장관은 “영국은 상황을 매우 주의 깊게 주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란은 <시엔엔> 방송이 보도한 미국 관리들의 주장을 부인했다고 이란 국영방송 <프레스 티브이>가 11일 보도했다. 이란 혁명수비대는 이날 성명을 내어 “혁명수비대의 해군 함정들은 현재의 상황에 기반해 할당된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페르시아만에서 경계를 수행하고 있었다”며 “최근 24시간 동안 영국을 비롯한 외국 함정들과 조우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지난 4일 원유를 싣고 시리아로 향하던 이란 유조선 그레이스 1호가 영국령 지브롤터 해역에서 영국 해군 함정에 나포되고 있다. 지브롤터/로이터 연합뉴스
일촉즉발의 이날 위기는 지난주 영국의 이란 유조선 나포에 대해 이란이 ‘보복’ 경고를 한 뒤에 벌어진 일이어서 긴장감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앞서 지난 4일 영국 해군은 원유를 싣고 시리아로 향하던 이란 유조선 그레이스 1호를 영국령 지브롤터 해역에서 나포했다. 이란은 영국의 유조선 억류는 지난해 일방적으로 이란 핵협정을 탈퇴한 미국의 제재 요구를 따른 불법 행위라며, 즉각적인 억류 해제를 요구하고 있다.

앞서 9일 영국 정부는 페르시아만을 통과하는 자국 선박들에 대해 최고 수준인 ‘3단계 주의 경보’를 발령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과 <비비시> 방송에 따르면 3단계 주의 경보는 국내 기준으로 무력충돌이 임박한 ‘심각’ 단계에 해당하는 것으로, 이란 해역의 진입 금지령을 의미한다. 현재 페르시아만을 통과하는 영국 유조선은 하루에 15~30척에 이른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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