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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11.07 18:04 수정 : 2019.11.08 02:09

이란의 최고 정예부대인 혁명수비대 대원 중 하나가 레바논의 친이란 무장 정파인 헤즈볼라의 지도자 하산 나스랄라의 사진이 담긴 겉옷을 입고 있다. 이란과 헤즈볼라의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드러내고 있다. AFP 연합뉴스

영 싱크탱크, ‘중동서 이란이 미국·동맹국보다 전략적 우위’
헤즈볼라 등 제3세력 지원 등으로 ‘효율적 군사력’ 확보
‘이란, 국가 간 전쟁이 아닌 주민 사이 전쟁에서 승리 중’

이란의 최고 정예부대인 혁명수비대 대원 중 하나가 레바논의 친이란 무장 정파인 헤즈볼라의 지도자 하산 나스랄라의 사진이 담긴 겉옷을 입고 있다. 이란과 헤즈볼라의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드러내고 있다. AFP 연합뉴스

이란이 미국과 주변국들의 제재와 봉쇄에도 중동에서 영향력을 늘려 전략적 우위를 차지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이란 핵협정(포괄적 공동행동계획)을 일방적으로 탈퇴하고 이란에 대한 제재와 봉쇄를 최고치로 올린 ‘최대의 압박’ 전략이 오히려 이란의 영향력을 강화시켰다는 지적이다.

영국 런던의 국제전략연구소(IISS)는 6일 펴낸 ‘중동에서 이란의 영향력 네트워크’라는 보고서에서 이란이 중동에서 경쟁국인 사우디아라비아 등과 맞서 영향력 확보 투쟁에서 승리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란은 시아파 민병대나 반군 같은 ‘제3세력’을 사용한 전쟁 수행 능력 때문에 중동에서 미국과 그 동맹국보다도 효과적인 군사적 우위를 지니고 있다는 것이다.

중동에서 이란의 영향력 규모에 대한 전례 없는 자세한 분석을 담은 이 보고서에 따르면, 이란이 최고 정예부대인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의 대외공작 부대인 쿠드스부대를 통해 레바논의 헤즈볼라, 이라크의 시아파 민병대, 예멘의 후티 반군 등 제3세력을 양성하고 지원해왔다. 시아파 이슬람주의 운동단체인 헤즈볼라는 레바논의 최대 무장 정파로 입지를 굳힌 지 오래다. 이란은 이라크에선 대중동원부대(PMU)라는 친이란 민병대를 조직해 이슬람국가(IS) 격퇴뿐만 아니라 이란 영향력 확장의 도구로 쓰고 있다.

사우디가 2015년 예멘 내전에 개입한 이후 예멘에서 이란의 영향력은 오히려 더 커졌다. 이란은 그 전까지 미미하던 후티 반군과의 관계를 강화하며, 사우디를 예멘 내전의 수렁에 빠뜨렸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지난 9월 사우디 석유시설에 대한 후티 반군이 주장하는 공격은 이란의 이데올로기와 전략적 영향력을 상징한다. 보고서는 이란이 헤즈볼라에 매년 7억달러를 제공하는 등 시리아·이라크·예멘·레바논에서 친이란 제3세력 양성 등을 위한 비용으로 160억달러를 사용했다고 추산했다.

이란의 이런 영향력 네트워크로 “이란은 국가 사이의 전쟁이 아니라 주민 사이에서 벌어지는 전쟁에서 싸우며 승리하고” 있다. 또한 “이란은 국가 대 국가의 대칭적 분쟁을 피하고, 대신에 비국가 협력자들을 통한 비대칭 전쟁을 추구하고 있다”는 것이다. 쿠드스부대, 헤즈볼라 등 친이란 제3세력은 모두 20만명에 이르며 국가 대 국가의 전쟁이 아니라 국내적이고 지역적인 이해가 중첩된 다수의 비국가 세력들이 수행하는 중동분쟁에서 핵심 구실을 하고 있다. 보고서는 “이란의 이런 네트워크가 탄도미사일이나 핵 프로그램보다 이란의 군사력에서 더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후티 반군의 사우디 석유시설 공격 직후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하메네이의 측근인 아마드 알라몰호다도 “오늘날 이란은 과거의 지리적 제약을 받지 않는다”며 “오늘날 이란은 이라크의 대중동원부대, 레바논의 헤즈볼라, 예멘의 안사룰라(후티 반군), 시리아의 민족전선(NF), 팔레스타인의 이슬람 지하드와 하마스이기도 하다. 그 모두가 이란을 대표하며, 그래서 이란은 더이상 우리만이 아니다”라고 선언했다. 알라몰호다의 발언은 이란의 전략을 사실상 드러낸 것이라고 보고서는 평가했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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