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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12.30 15:02 수정 : 2019.12.30 20:27

지난 5월 이라크 내 친이란 시아파 민병대인 카타이브 헤즈볼라 여단 소속 전투원들이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에서 미국과 이스라엘 국기를 불태우고 있다. 바그다드/AFP 연합뉴스

29일 카타이브 헤즈볼라 시설 5곳 전격 공습
“미 동맹국 군대 공격, 미국인 1명 사망에 대응”
헤즈볼라 “믿음만큼 대응할 것”…충돌 확대 우려

지난 5월 이라크 내 친이란 시아파 민병대인 카타이브 헤즈볼라 여단 소속 전투원들이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에서 미국과 이스라엘 국기를 불태우고 있다. 바그다드/AFP 연합뉴스

미군이 29일 이란 혁명수비대가 지원하는 이라크와 시리아의 시아파 민병대의 군사시설을 전격 공습했다.

미국 국방부는 이날 성명을 내어 “이라크의 카타이브 헤즈볼라가 이라크 내 동맹군(이라크 정부군) 기지를 되풀이해 공격하는 것에 대응해, 미군은 이라크와 시리아 내 카타이브 헤즈볼라의 군사시설 5곳에 ‘정밀 방어 타격’을 수행했다”고 밝혔다.

조너선 호프먼 미 국방부 대변인은 “공습 목표물은 이라크 3곳, 시리아 2곳으로, 동맹군에 대한 공격을 계획하고 실행하는 데 쓰이는 무기 저장고와 군사 지휘부가 포함됐다”며 “이번 공습은 동맹군에 대한 카타이브 헤즈볼라의 추가 공격능력을 약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알라의 정당 여단’이란 뜻의 카타이브 헤즈볼라는 레바논의 시아파 무장 정파 헤즈볼라와는 별개의 이라크 내 시아파 민병대로, 시아파 종주국인 이란의 지원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도 이날 기자들에게 “트럼프 대통령이 여러 달에 걸쳐 말한 내용을 분명히 드러내는 단호한 대응을 우리가 했다”며 공습 사실을 확인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특히 “이번에 목표물이 된 특정 이라크 시설 등은 미국인의 목숨이 위험에 처한 곳으로, 이들에 대한 공격은 처음이 아니다"고 밝혔다. 그의 발언은 미국의 일부 언론이 “이번 군사작전은 2014년 미국이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이슬람국가(IS) 격퇴전에 개입한 이후 해당 지역에서 시아파 민병대에 대한 최초의 주요한 공격”이라고 보도한 것과는 차이를 보인다.

미국의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가운데)이 29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왼쪽)과 마크 밀리 미군합참의장과 함께 서서 이라크와 시리아 내 친이란 시아파 민병대 시설들에 대한 공습 사실을 발표하고 있다. 팜비치/AP 연합뉴스

최근 카타이브 헤즈볼라는 이라크 북부 키르쿠크 인근의 이라크 정부군 기지를 30여 차례나 로켓포로 공격했으며, 지난 27일 공격에선 미국 민간인 1명이 숨지고 미국과 이라크 군인 여러 명이 다쳤다. 미군의 이번 공습은 그에 대한 보복 성격이 짙다. 현재 이라크에는 미군 5000여명이 주둔하고 있다.

<워싱턴 포스트>는 이번 공습은 이라크와 시리아에 대한 미국의 개입이 예측불가능하다는 걸 보여주며 향후 친이란 시아파 민병대와의 군사 충돌이 확대될 가능성이 커졌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카타이브 헤즈볼라의 자파르 후사이니 대변인은 미군 공습 뒤 성명을 내어 “19명의 전사가 숨지고 35명이 다쳤다”며 “우리의 대응을 묻는 이들에게 말한다. 대응은 우리의 믿음만큼 클 것이다"고 경고했다.

미군의 이번 공습은 공교롭게도 미국이 현실적 또는 잠재적인 적국으로 꼽는 러시아·중국·이란 등 3개국이 처음으로 호르무즈 해협 인근의 인도양 해역에서 합동 해군훈련(27~30일)을 실시하는 시기에 단행됐다. 미국과 이란의 대결 국면이 지속되는 가운데, 미국이 이란을 배후로 지목한 세력에 군사적으로 대응한 것도 군사적 긴장감을 더한다. 이라크 정부군의 한 지휘관은 “만일 무슨 일이 일어난다면 우리(이라크)가 중간에 끼이게 되고, 그건 카오스(대혼란)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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