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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동·아프리카

취임 6개월 쿠웨이트 첫 여성장관 무바라크

등록 2006-01-09 17:52수정 2006-01-09 19:33

[뉴스인물] 국가개혁 당당한 지휘자로
“20년 끌어온 국가개발계획 마련…2007년 총선 출마”

마수마 알 무바라크(57) 쿠웨이트 기획부 장관은 쿠웨이트 역사의 한장을 상징한다.

2005년 6월 첫 여성장관으로 취임한 그가 의회에 입장할 때 일부 보수파 의원들은 야유를 보냈지만 그는 조금도 기죽지 않는 침착한 태도로 좌중을 압도했다. 취임 6개월이 지난 지금 그는 쿠웨이트 경제·사회 개혁을 지휘하고 있다.

무바라크 장관은 쿠웨이트 여성들의 ‘자부심’을 상징한다. 한 여성 지식인에게 그에 대해 묻자 “마수마? 그는 다이너마이트야. 정말 대단해”란 대답이 돌아왔다. 그는 ‘억압 받는 중동 여성’이란 편견을 깬 증인이기도 하다.

지난 12월25일 쿠웨이트 기획부 청사에서 만난 무바라크 장관은 첫 여성장관이 된 데 대해 “변화의 바퀴를 돌리는 선구자가 된 것에 행복과 감사를 느꼈다. 내가 장관이 된 것은 나 개인이 아닌 쿠웨이트 여성과 그들의 리더십을 대변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오랫동안 쿠웨이트대학의 정치학 교수였던 무바라크 장관은 아랍권 최초의 여성 정치분석가이자 여성운동가로 장관이 되기 전부터 널리 알려진 유명인사였다. “독자들이 내 정치 분석과 여성·인권에 대한 주장에 귀를 기울이기 시작하면서 ‘마수마 알 무바라크가 누구냐’며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93년 어느날 쿠웨이트의 통치자가 나를 부르더니 내 정치분석이 고맙다고 말하기도 했다. 결국 그가 나를 장관으로 임명했다.”

현재 무바라크 장관의 최대 관심사는 경제·정치·사회·교육 등 쿠웨이트의 전반적 개혁 방향을 정하는 국가개발계획을 마련하는 것이다. 이 계획은 1985년께부터 추진돼 왔으나 의회의 반대와 이라크의 침공 등으로 좌절됐다. 무바라크 장관은 “6월 장관으로 처음 기획부에 들어왔을 때 내가 매우 중요한 책임을 맡았다는 것을 깨닫았다”며 “이번에는 발전계획을 의회에서 통과시켜 꼭 법으로 만들기 위해 의회와 계속 협상하면서 휴일에도 쉬지 않고 일에 매달려 왔다”고 밝혔다.

그의 두번째 과제는 처음으로 여성 참정권이 주어진 2007년 총선 출마를 준비하는 것이다. 그는 “여성들이 참여하는 첫 선거에서 성공적인 경험을 할 수 있길 기대한다. 정치학자와 여성운동가로 활동을 시작할 때부터 정치에 참여하는 것은 나의 일관된 계획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여성과 개혁이라는 면에서 쿠웨이트 뿐 아니라 걸프지역 전체에 거대한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고 강조했다. “쿠웨이트는 1962년 이 지역에서 처음으로 헌법을 만들었고 1971년께부터 여성 참정권 운동이 시작되는 등 선구자 역할을 해왔다. 최근 카타르와 바레인, 아랍에미리트와 오만에서도 총선이 실시되거나 여성장관들이 임명됐다. 전통주의의 영향이 막강한 사우디아라비아에서도 최근 상공회의소 선거에서 여성 2명이 당선되는 등 중요한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그는 또 “첫 여성학교가 세워진 1936년부터 쿠웨이트 여성권리가 성장하기 시작했다”며 여성 교육의 힘을 강조했다.

무바라크 장관은 쿠웨이트 경제가 중요한 발전과 변화의 길목에 서 있다고 했다. “오랫동안 쿠웨이트를 위협해온 이라크의 후세인 정권이 무너지면서 안보위협이 크게 줄었고, 막대한 원유 수입은 지금까지 지체되어온 경제 개혁을 위한 많은 자산을 제공하고 있다.” 무바라크 장관은 국가발전계획을 마련하는 데 한국개발연구원(KDI)과의 협력도 추진하고 있다며 한국의 경제 개발 사례에 대해서도 많은 관심을 보였다.

쿠웨이트/글 박민희, 사진 이정아 기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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