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어 위성방송 <알자지라>가 19일 오사마 빈 라덴의 육성과 함께 내보낸 그의 최근 모습. AFP 연합
알자지라 ‘목소리 테이프’ 방송…“장기 휴전” 제안도
테러조직 알카에다의 우두머리 오사마 빈 라덴이 미국에 대한 새로운 공격을 경고했다. 아프가니스탄과 파키스탄 국경 산악지대에 숨은 것으로 추정되는 그는 지난 13개월 동안 종적을 드러내지 않아 숨졌다는 소문에 휩싸이기도 했다.
빈 라덴은 19일 아랍어 위성방송 <알자지라>가 내보낸 오디오 테이프에서 “미국에 대한 새로운 공격을 준비하고 있다”며 “조만간 그것을 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유럽에서 봤듯이 이라크만이 유일한 전쟁터는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빈 라덴의 목소리가 공개된 것은 2004년 12월 이후 처음이다. 미국 중앙정보국(CIA) 분석가들은 테이프 속 음성이 빈 라덴의 것임을 확인했다고<비비시(BBC)>가 전했다. 목소리가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의 <알자지라> 본부 폭격 계획을 언급한 것으로 미뤄, 빈 라덴이 적어도 지난해 11월22일까지는 살아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방송은 덧붙였다.
빈 라덴은 이어 미국인들의 광범위한 철군 여론을 부시 대통령이 무시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이라크와 아프간의 재건을 위해 ‘장기적인 휴전’에 들어가자고 제안했다. 빈 라덴은 2004년 3월 스페인 마드리드 폭탄 테러 직후 공개한 육성 메시지에서 유럽에 휴전을 제의한 적이 있다.
그러나 스콧 매클렐런 백악관 대변인은 “미국은 테러리스트들과는 협상하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테러 전문가들은 빈 라덴의 휴전 제의는 미국과 동맹국을 분열시키고, 철군을 유도하기 위한 술책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유강문 기자 moon@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