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투쟁-의료·교육봉사 ‘민중 속으로’
집권당 부패 염증도
집권당 부패 염증도
하마스가 예상을 넘는 압승을 거둔 데는 무엇보다 10년 이상 팔레스타인을 이끌어온 파타당에 대한 유권자들의 염증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자치정부 수립 이후 파타당 지도부는 외국 원조금 배분을 독점하면서 부정부패 논란에 휩싸였다. 지난해 집권한 아바스 수반은 이스라엘과 협상을 통해 현안을 해결하겠다고 강조했지만, 아무런 결실을 얻지 못했다.
유권자들은 이스라엘에 대한 강경투쟁과 구호활동을 벌여온 하마스한테서 새 희망의 싹을 찾았다. 가자시티의 상인인 사메르 룰루(29)는 <에이피통신>에 “부패에 신물 났기 때문에 하마스 후보에게 투표했다”고 말했다. 135만 유권자 중 77.7%가 투표에 참가하는 등 팔레스타인인들은 축제 같은 분위기에서 선거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이스라엘과 미국, 유럽연합이 하마스의 의회 진출을 막기 위해 파타를 지원하며 개입하는 모습을 보인 것도 반감을 키우며 하마스 돌풍의 원인이 됐다는 분석도 있다. 미국 등은 하마스가 연립정부에 참여하게 되면 원조를 중단하겠다고 밝히며 200만달러의 국제개발처 자금을 파타에 지원하기도 했다.
또한 팔레스타인 내부, 특히 이스라엘 점령으로 극심한 실업과 빈곤에 시달리던 가자지구는 하마스의 돌풍의 진원지로 작용했다. 하마스는 이 지역에서 적극적인 빈민구호·의료·교육 활동을 벌인 결과 팔레스타인 민중들은 외국 원조금을 빼돌린다는 의혹을 사고 있는 집권 파타당과는 달리 차별적 이미지 형성에 성공한 것이다. 하마스가 이번 총선에 내세운 “변화와 개혁”이란 기치가 팔레스타인 민중에 파고든 것이다. 박민희 기자, 김도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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