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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동·아프리카

라이베리아판 ‘마니 폴리테’ 설리프 대통령

등록 2006-02-03 18:04수정 2006-02-03 19:11

[지구촌인물] ‘부패온상’ 재무부 300명 전격 해고
“고위직 12명 해임 확인, 나머진 선별구제”…전직 관리들 출국금지령
“당신들은 지금부터 해고됐다.”

지난달 아프리카 역사상 첫 여성 대통령에 취임한 엘렌 존슨설리프 라이베리아 대통령이 그동안 공언했던대로 부패 척결의 칼을 빼들었다. 그는 1일 재무부를 느닷없이 방문해 300여명의 직원을 한꺼번에 해고했다. 재무부는 국제기구의 원조자금을 멋대로 주물러 부패의 온상으로 지목돼 왔다.

그는 “재무부 관리들은 능력보다는 정치적 이유로 임명된 사람들”이라고 노골적으로 비판하고, “직무를 훌륭히 할 준비가 된 사람들에게 자리를 내놓아야 한다”고 호통쳤다. 대통령실은 2일 성명을 내어 재무부 고위 관리 12명에 대한 해임 방침을 재확인했다. 나머지 직원들은 선별적으로 구제될 것으로 보인다.

존슨설리프 대통령은 지난달 16일 취임할 때도 부패한 관리들을 ‘암’에 비유하며 전의를 불태웠다. 라이베리아는 다이아몬드, 금, 철광석 등 지하자원이 풍부하지만, 오랜 내전과 뿌리 깊은 부패에 발목이 잡혀 빈곤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부패한 관리들은 정부 재산까지 훔치는 것을 서슴지 않는다. 새 정부 출범으로 자리를 잃은 일부 관리들은 업무용 차량과 사무용품, 양탄자와 전등까지 쓸어갔다. 이에 분노한 존슨설리프 대통령은 전직 관리들에게 회계감사가 종료될 때까지 라이베리아를 떠나지 못하도록 출국금지령을 내렸다.

미국 하버드대를 나와 세계은행과 유엔에서 일한 존슨설리프 대통령은 군사정권에 맞서다 망명길에 오르기도 했다. 14년에 걸친 내전으로 피폐해진 라이베리아를 여성의 힘으로 부흥시키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부패와 함께 80%에 육박하는 문맹률과 실업률, 무장반군의 잔재가 그의 앞을 가로막고 있다.

유강문 기자 m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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