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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아시아·태평양

네팔 7년만의 지방선거 ‘빈껍데기’

등록 2006-02-08 19:49수정 2006-02-08 23:07

공산반군 공격에 후보자 미달
야당 “참여거부”
왕정독재 1년을 맞는 갸넨드라 네팔 국왕이 8일 ‘제1단계 민주화 과정’의 일환으로 지방선거를 실시했다. 그러나 7년 만에 치러진 이번 선거는 주요 야당들의 참여 거부와 공산반군의 공격으로 후보자의 대량 공백사태가 속출해 껍데기뿐인 선거가 됐다.

모두 4146명의 지방자치단체 일꾼을 뽑는 이번 선거에 나선 후보자는 군소정당이나 무소속으로 참여한 1682명에 불과하다고 현지 언론 <칸티푸르>가 보도했다. 58개 시·구 가운데 22개 도시에서는 후보자가 없어 선거가 치러지지 못했으며, 1227명은 무투표 당선됐다.

이미 테러공격을 통해 후보자 2명을 숨지게 한 공산반군은 7일 새벽에도 수도 카트만두 동쪽 단쿠타 지역에서 선거관리사무소를 비롯해 은행과 지방정부 청사, 경찰서 등 최소 12곳의 공공건물을 공격해 6명이 숨졌다. 네팔 왕정도 지난 1월 말 선거반대 움직임을 봉쇄하기 위해 7개 연합야당 간부와 기자, 인권활동가 등 100여명을 구속해 이번 선거를 왕정 지지자들만의 잔치로 만들었다. 네팔 정부는 이날 선거구에서 모든 차량 이동을 금지한 채 투표 방해자는 사살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2001년 왕세자의 국왕 일가족 살해 사건으로 즉위한 갸넨드라 국왕은 2005년 1월 의회 해산을 감행하며 절대왕정으로 복귀했다. 이후 주요 야당과 공산반군, 네팔 왕정은 치열한 공방을 벌이고 있으나 네팔 국민들은 정치 세력에 강한 불신감을 갖고 이번 선거에 냉소적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140만 유권자들에게 투표 참여를 독려하고 있지만 투표소는 온종일 한가했다. 아직 정확한 집계는 나오고 있지 않지만, 선관위는 수도 카트만두에서도 이날 정오까지 투표율이 8%밖에 안 된다고 밝혔다고 <에이피(AP)통신>이 전했다. 김도형 기자 aip2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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