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호우로 인한 산사태로 최소한 200명 이상이 사망하고 1천500명 가량이 실종된 현장인 필리핀 중부 레이테 섬의 기인사우곤 마을은 진흙의 바다를 방불케 할 정도로 참혹한 상태라고 현지 방송들이 보도했다.
마을을 감쌌던 푸른 나무숲은 아예 흔적을 찾아볼 수 없는 데다 지붕으로 사용됐던 함석 몇 가닥만이 사고 현장에 마을이 존재했음을 어렴풋이 보여주고 있다고 방송들은 전했다.
구사일생으로 살아난 극소수의 주민들 역시 온통 진흙투성이의 모습으로 망연자실했다. 생존자들은 현지 라디오방송과의 회견에서 갑자기 땅이 흔들리면서 곧이어 엄청난 굉음에 휩싸였다고 사고 당시의 상황을 더듬었다.
마을을 한 순간에 덮은 진흙은 높이가 적어도 6m 이상으로 추산됐다. 구조작업에 나선 몇 안되는 덤프 트럭과 앰뷸런스들은 현장에 어렵게 접근했지만 대다수의 피해자들은 들 것에 실려 운반되는 모습이었다.
사고 현장에서 구조작업을 지휘 중인 아드리아노 푸에고 민방위국장은 "연약지반이기 때문에 구조대원들이 주민들과 사상자들을 빼내는 데 애를 먹고 있다"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산사태로 길이 파손돼 접근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불도저를 포함한 구조장비와 헬기까지 동원한 군이 현장에 급파되고 있지만 작업의 진척은 더딘 편이다. 목격자들은 한결같이 현장에는 가옥의 형태를 거의 찾아볼 수 없다고 전했다.
로세테 라리아스 레이테 주지사는 방송과의 회견에서 마을이 아예 흔적도 없이 사라진 형국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번 참변으로 200명 이상이 숨지고 1천500명 가량이 실종된 상태라고 울먹였다.
글로리아 아로요 대통령도 방송을 통한 긴급 연설을 통해 이번 참사의 빠른 수습을 위해 "육, 해, 공 3면에서" 구조대를 현장에 급파 중이라고 강조했다. 아로요는 이어 "사고 지역을 관할하는 해군 및 해양경비대 중부 파견대에 급파를 지시했다"면서 "특히 해군 함정들은 병원선 역할은 물론이고 구조를 포함한 사고수습대책본부 기능을 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사태 직후 적십자사를 포함한 관련기구들은 물론이고 민간단체들도 식수, 식량, 담요 등은 물론이고 사체를 담을 대형 백까지 모아 현장에 긴급배달하고 있다고 정부 관계자는 밝혔다. 한편 전문가들은 사고 직전 있은 진도 2.6의 약한 지진이 산사태를 유발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그러면서도 이들은 사고를 유발한 주요인은 산림의 황폐라고 지적했다. 사고가 발생하기 전 1주일 넘게 해당 지역에 내린 집중호우는 평소보다 5배나 많았으며, 이로 인해 지반이 약화되면서 대형 참사를 부추였을 것이라는 게 이들의 풀이다. 김선한 특파원 shkim@yna.co.kr (하노이=연합뉴스)
사태 직후 적십자사를 포함한 관련기구들은 물론이고 민간단체들도 식수, 식량, 담요 등은 물론이고 사체를 담을 대형 백까지 모아 현장에 긴급배달하고 있다고 정부 관계자는 밝혔다. 한편 전문가들은 사고 직전 있은 진도 2.6의 약한 지진이 산사태를 유발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그러면서도 이들은 사고를 유발한 주요인은 산림의 황폐라고 지적했다. 사고가 발생하기 전 1주일 넘게 해당 지역에 내린 집중호우는 평소보다 5배나 많았으며, 이로 인해 지반이 약화되면서 대형 참사를 부추였을 것이라는 게 이들의 풀이다. 김선한 특파원 shkim@yna.co.kr (하노이=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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