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수도 마닐라의 대통령궁 쓰레기통에서 20일 폭발물이 터졌다. 인명 피해는 없었으나, 글로리아 아로요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대규모 반정부 시위를 앞두고 경찰에 비상령이 내려진 가운데 일어난 사건이어서 당국이 초긴장 상태에 빠졌다.
대통령궁 경호 책임자인 델핀 방기트 소장은 대통령궁 정원의 쓰레기통에서 폭발이 일어났다며 폭탄이 아닌 화학물질이 폭발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한 목격자는 “폭발음이 매우 컸고 땅이 흔들렸다”고 말했다.
‘신세대 청년장교 연합’과 ‘필리핀군 개혁그룹’은 이번 일은 자신들이 벌였다고 밝히고 “이번 폭파사건은 일련의 폭파 저항활동의 시작이며, 아로요 대통령이 대통령 직을 그만둘 때까지 (저항활동의) 강도를 높여 나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폭발 당시 아로요 대통령은 점심을 곁들인 회의를 주재하고 있었다. 아로요 대통령은 집권 이후 개혁 실패와 경기 침체, 부패 등으로 정치적 반대에 직면해 있다. 최근에는 쿠데타설까지 돌고 있다. 마닐라/연합뉴스, 이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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