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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아시아·태평양

오스트레일리아, ‘예루살렘은 이스라엘 수도’ 결정 번복

등록 2022-10-19 10:22수정 2022-10-19 11:13

오스트레일리아의 앤서니 알바니지 총리(오른쪽)과 페니 웡 외교부장관이 18일(현지시각) 캔버라 의회에서 리셴룽 싱가포르 총리를 만나고 있다. 사진기자단 로이터 연합뉴스
오스트레일리아의 앤서니 알바니지 총리(오른쪽)과 페니 웡 외교부장관이 18일(현지시각) 캔버라 의회에서 리셴룽 싱가포르 총리를 만나고 있다. 사진기자단 로이터 연합뉴스
오스트레일리아가 4년 전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인정했던 결정을 번복했다. 이스라엘은 강하게 반발했다.

야이르 라피드 이스라엘 총리는 18일(현지시각) 성명을 내어 예루살렘과 관련한 오스트레일리아 정부의 결정에 대해 “우리는 오스트레일리아 정부가 다른 문제는 좀 더 신중하고 전문적으로 다루기를 희망한다”고 실망감을 드러냈다고 <데페아>(dpa) 통신이 보도했다. 이어 “예루살렘은 이스라엘의 영원하고 통합된 수도“라며 “이를 바꿀 수 있는 것은 없다”고 말했다. 이스라엘 외교부는 이날 오스트레일리아 대사를 불러 유감의 뜻을 밝혔다.

앞서 페니 웡 오스트레일리아 외교장관은 성명을 내어 “오늘 정부는 예루살렘의 지위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주민의 평화 협상 과정에서 해결되어야 한다는 오랜 입장을 재확인한다”며 “오스트레일리아의 대사관은 늘 텔아비브에 있었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밝혔다.

오스트레일리아는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정부가 2017년 텔아비브가 아닌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공식 인정하자, 이듬해 과테말라·코소보 등과 함께 미국의 뜻을 따라간 몇 안 되는 나라 중 하나였다. 당시 오스트레일리아는 트럼프 전 대통령과 막역한 사이를 자랑하던 스콧 모리슨 총리의 보수당이 집권하고 있었다. 다만, 당시에도 오스트레일리아는 유대인이 모여 사는 서예루살렘만 이스라엘의 수도로 인정했다.

애초 예루살렘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서로 자신 나라의 수도라고 주장하는 곳이다. 현재는 도시가 둘로 나뉘어 서쪽은 유대인 집단 거주지이고 동쪽은 팔레스타인 주민이 주로 산다. 이스라엘은 1967년 6일 전쟁에서 동예루살렘을 점령한 뒤 1980년 이곳을 이스라엘 영토로 합병했지만 국제사회의 인정을 받지 못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의회와 총리 관저 등을 예루살렘으로 옮겼으나 많은 나라는 대사관을 제2도시인 텔아비브에 둔 채 옮기지 않고 있다. 이스라엘은 외국 정부가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인정해 외교공관을 예루살렘으로 옮기도록 설득하는 일을 외교 정책에서 높은 우선순위에 두고 있다.

오스트레일리아가 이스라엘의 수도 문제를 두고 입장을 바꾼 것은 지난 5월 총선으로 앤서니 알바니지 총리의 노동당 정부로 정권이 교체됐기 때문이다. 그로 인해 예루살렘을 국제 사회에서 수도로 인정받으려는 이스라엘의 오랜 노력에 큰 차질이 예상된다.

박병수 선임기자 su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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