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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아시아·태평양

아시아 여성 ‘흰피부’에 목숨 거나

등록 2006-05-02 17:19

태국 남부의 한 작은 마을에서 카페 가수로 일하던 판야 분춘은 이제 더는 가수 일을 할 수 없다.

인근 상점에서 구입한 `피부를 하얗게 만들어주는' 크림을 바르기 시작한 지 두달만에 그만 얼굴 피부가 회복이 불가능한 정도로 망가져버렸기 때문이다.

2일 미국 일간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IHT)은 아시아 여성들 사이에 흰 피부 만들기가 유행처럼 번지며 각종 관련 상품이 쏟아져나오고 있지만 이런 유행이 아시아 여성들의 건강에 암운이 드리우고 있다고 보도했다.

동남아시아 등지에서 유통되는 값싸고 효과가 빠른 것처럼 보이는 소위 `미백' 화장품들은 수은 같은 유해 물질을 함유하고 있는 경우가 많으며 이런 화장품을 사용하면 판야 분춘처럼 돌이키기 어려운 피부 손상을 입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

태국 식품의약국이 최근 불법 유통되고 있는 `미백' 화장품 70종을 선정, 발표하고 인도네이사 당국도 화장품 50종류에 대해 사용 금지 조치를 취한 것은 아시아 지역에서의 불량 화장품 유통 실태가 심각함을 반증한다.

피부과에서 미백 관련 처방을 내릴 때 많이 사용하던 `하이드로퀴논'이라는 약품 역시 장기간 다량 도포시 암을 유발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오는 등 완전히 신뢰하기 힘든 상황.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백' 관련 화장품 시장은 성장세를 멈추지 않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시노베이트가 최근 한국, 대만 등 아시아 5개국 여성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40%가 `미백' 화장품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다른 조사기관 데이터모니터는 지난 4년동안 매년 평균 56가지의 `미백' 화장품들이 아시아 시장에 출현했으며 작년에는 62종이 선보이기도 했다고 밝혔다.

아시아 지역 사회학자들은 유럽인들이 아시아 여성처럼 건강해 보이려고 일광욕을 즐기는데 비해 정작 아시아 여성들은 더 흰 피부를 갖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그 이유 중 하나로 그동안 흰 피부가 부유함이나 고등 교육과 결부돼 왔다는 점을 들고 있다.

또 최근 아시아 지역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한류' 드라마들에 등장하는 여주인공들이 상대적으로 밝은 피부색을 가진 것도 영향을 미쳤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태국 수도 방콕의 한 피부과 전문의는 "태국의 젊은 여성들 대부분이 흰 피부를 가지면 돈과 사랑을 가질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개탄했다.

김세진 기자 smile@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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