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에서는 4대째 병원을 운영하는 의사 집안출신으로 대학입학 자격시험에서 만점에 가까운 점수를 받은 여학생이 애들레이드 의대에 지원했다가 낙방한 사건과 관련, 의대 입학사정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고 호주 일간 오스트레일리안이 2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4대째 의사를 하는 집안 출신으로 성적이 99.9점이나 되는 루시 버코(20)가 애들레이드 대학 의대에 지원했다가 면접에서 낙제점을 받아 불합격됐다면서 버코는 자신의 불합격 처리에 심한 모욕을 느꼈다고 전했다.
버코는 애들레이드 대학에 떨어진 뒤 멜버른 대학에 입학, 자신이 원하던 의학 공부를 계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스트레일리안은 의대에 지원하는 학생들이 '적성 검사'의 희생자가 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면서 연방 교육부가 의대 입학사정에 대한 조사를 지시했다고 밝혔다.
버코는 "면접은 지원 학생들이 어떤 심리적 문제를 안고 있는 지 여부를 보면 되는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그러나 30분 동안 진행된 면접은 오로지 내가 나쁜 사람이 아닌 지, 공부를 중도에 그만둘 사람이 아닌 지 등을 알아내는데 모아졌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버코는 또 '개인 적성 검사'와 다름없는 면접에서는 이라크전과 동성 결혼에 대한 견해 등도 물었다고 밝혔다.
애들레이드 대학 부총장을 지낸 해리 메들린 교수도 의대가 사립학교 출신이나 의사 집안 출신 자녀들에 대해 보이지 않는 차별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오스트레일리안은 애들레이드 대학 의대에 지원했다 떨어진 학생들 가운데 유명한 의사 집안 출신 자녀들이 지난 3년 동안 최소한 6명이나 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며 그러나 면접 과정에 대해서는 다른 대학 교수들도 애들레이드 대학측을 옹호하고 있다고 전했다.
뉴사우스 웨일스 대학 리처드 헨리 의대 교수 등은 그런 식의 조직적인 면접이 훌륭한 의사가 될 수 있는 의대생들을 선발하는 데 도움이 된다면서 지식과 기술이라는 것은 좋은 의사가 되는 데서 일부분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버코는 애들레이드에 있는 명문 사립 고등학교를 졸업한 유명한 의사 집안 출신으로 종조부 중에는 애들레이드 대학 의대 학장을 지낸 사람도 있고 어머니는 공정임금 생산성 위원장을 맡고 있는 유명한 경제학자이다.
고한성 통신원 koh@yna.co.kr (오클랜드<뉴질랜드>=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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