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국제사회의 논란을 야기하고 있는 가운데 인도가 조만간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미사일은 최대 사거리가 4천㎞에 달하는 `아그니-Ⅲ'로, 인도가 지난 2004년에 발사 준비를 완료하고도 파키스탄과의 무기경쟁을 우려한 미국의 압력 때문에 시기를 미뤄온 것이어서, 실제 발사가 이뤄질 경우 국제사회가 어떤 반응을 보일 지 주목된다.
인도 국방개발연구기구(DRDO)의 M.나트라잔 소장은 8일 현지 케이블뉴스 채널인 CNN-IBN에 출연해 "아그니-Ⅲ의 발사에 관한 한 우리로서는 모든 기술적 준비를 완료된 상태"라며 "다만 언제, 어디서, 어떻게 발사할 지는 `윗선'에서 최종 결정할 문제"라고 말했다.
아그니-Ⅲ는 인도가 보유하고 있는 핵탄두 장착가능 미사일 가운데 사거리가 가장 긴 것으로, 시험발사가 성공하면 최소한 3천㎞ 이상의 지점에 대한 핵무기 도달 역량을 확인하게 되면서 명실상부한 핵무기 보유 국가로 공인받는 의미가 있다고 그는 설명했다.
이와 관련, 이 방송은 벵갈만에 있는 휠러 섬의 미사일 기지에서는 이미 시험발사를 위한 만반의 태세가 갖춰져 있으며, 빠르면 이번 주말에 발사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해 국제사회가 강력하게 비난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인도가 이 미사일의 시험발사를 추진할 수 있는 것은, 인도가 국제사회의 여론 주도국인 미국으로부터 사실상의 `재가'를 받았다는 것을 암시하고 있다고 이 방송은 분석했다.
CNN-IBN은 그러면서 아그니-Ⅲ의 시험발사는 인도-미국 간의 핵거래가 설령 깨지더라도 인도가 `전략적 자치'를 확보하고 있는 것을 반증하는 계기로 작용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그니 Ⅲ는 고체 연료를 사용하며, 200∼300㎏의 핵탄두를 장착했을 때 최고의 정교함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부에서는 최대 사거리가 6천㎞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나, DRDO는 이를 공식적으로 확인해 주지 않고 있다.
인도는 지금까지 다양한 종류의 아그니계(系) 미사일을 시험발사 했지만 최대 사거리는 1천500㎞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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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규득 특파원 starget@yna.co.kr (뉴델리=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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