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에 찌든 인도 농민들이 압둘 칼람 대통령에게 자살을 허용할 것을 호소하는 편지를 보냈다.
마하라슈트라주 다만가온 지구에 사는 면화재배 농민 35명은 칼람 대통령에게 보낸 서신에서 "매년 반복되는 흉년에 시달리기 보다는 차라리 죽는게 낫다"면서 자신들이 처한 어려움에 대한 정부의 관심을 촉구했다고 현지 언론이 18일 보도했다.
이들 농민은 최근 몇년간 극심한 가뭄으로 면화 수확량은 갈수록 줄어드는 가운데 빚을 갚을 길이 없다며 중앙정부의 적극적인 대책 마련을 호소했다.
장기저리 대출이 한계가 있는 상황에서 흉작이 지속되는 바람에 빈곤의 악순환에서 도저히 헤어날 수가 없다는게 이들의 하소연이다.
인도 정부의 공식 통계에 따르면 최근 5년간 마하라슈트라와 안드라 프라데시, 케랄라, 카르나타카 등 4개 주에서 가난 때문에 자살한 농민은 3천600명에 이른다. 그러나 농민단체와 NGO(비정부기구)들은 최대 1만8천명이 자살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 만모한 싱 총리는 4억달러 규모의 1회성 보조금과 이자 감면, 부채의 재조정, 대출에 대한 1년간의 상환유예 등을 내용으로 하는 지원책을 최근 발표했으나 대부분의 농민은 수혜자가 너무 제한적이라며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현지 언론은 농민들의 대부분이 은행이나 정부의 대출이 안돼 현지 고리대금 업자에게 월 10%의 높은 이자에 돈을 빌려 쓰고 있다고 전했다.
정규득 특파원 starget@yna.co.kr (뉴델리=연합뉴스)
정규득 특파원 starget@yna.co.kr (뉴델리=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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