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40~50개 핵탄두 가능
“인도와 새 갈등 요소” 전망
“인도와 새 갈등 요소” 전망
파키스탄에서 대형 중수로가 건설되고 있어 인도와의 핵무기 경쟁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국 워싱턴의 두뇌집단인 ‘과학과 국제안전보장연구소’(ISIS)는 파키스탄 유일의 원자로가 있는 쿠샤브 인근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 해마다 40∼50개의 핵탄두를 만들기에 충분한 플루토늄을 생산하는 중수로가 건설되고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워싱턴포스트>가 24일 보도했다.
이 중수로는 최소 1천메가와트 용량으로, 매년 무기화할 수 있는 플루토늄을 200㎏ 이상 생산할 수 있다고 보고서는 전했다. 이는 1998년부터 가동이 시작된 기존 쿠샤브 원자로 용량의 20배에 이른다. 핵무기 하나당 4∼5㎏ 플루토늄이 사용되므로, 새 중수로 건설이 끝나면 40∼50개 이상의 핵탄두를 매년 만들 수 있다. 현재 파키스탄은 매년 10㎏의 플루토늄 생산 능력이 있다고 신문은 보도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파키스탄 고위관리는 “파키스탄의 핵 프로그램은 성숙해지고 있다”며 “우리는 핵에너지와 핵무기 등 핵 이용 확대를 통해 핵 프로그램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새 중수로 건설은 2000년에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2005년에 찍은 위성사진에는 거대한 원자로의 철제 벽으로 보이는 것이 들어 있는 직사각형 건물 골격이 나와 있다. 1년 후인 올해 4월까지 건물 지붕이 완성되지 않아, 완공에는 몇 해 더 걸릴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데이비드 올브라이트 연구원은 “지붕이 아직 건설되지 않았다는 사실은 파키스탄이 중수로 건설을 속개하는 것도, 취소한 것도 아니라는 것을 알려준다”고 분석했다. 그는 또 “부시 정부의 핵 분석가들에 중수로 건설 정보를 제공했으나, 그들은 이미 알고 있는 듯 보였다”고 말했다.
신문은 파키스탄의 중수로 건설로 남아시아도 본격적으로 핵무기 개발 경쟁에 휩싸일 것이며, 최소한 핵분열 물질 비축이 확대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오랜 앙숙인 파키스탄과 인도에서 새로운 갈등 요소로 작용할 전망이다. 두 나라 모두 수십개의 핵탄두와 이를 운반할 다양한 미사일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핵확산금지조약(NPT)에 서명하지 않았다. 미국은 지난해 인도에 대해서는 예외적으로 수십년 유지해 온 핵동결을 해제하고 민간 분야 핵기술과 연료를 공급하기로 약속한 바 있다.박현정 기자 sara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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