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저항밀려 퇴진시 비리수사 우려
탁신 치나왓 태국 총리가 올해 말 께에 실시될 총선 이후에 정계를 은퇴할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탁신 총리는 13일 밤 방영된 TV 방송국 '채널 5'와의 인터뷰를 통해 "종종 총리에 취임하지 않는 것이 오히려 나을 뻔 했다는 생각을 한다"며 "차기 총선 이후에 정치 일선에서 물러날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탁신 총리는 아시아.유럽 정상회의(ASEM)에 참석차 지난주에 출국한 뒤 귀국을 미룬 채 영국에서 체류 중이다.
탁신 총리는 그러나 자신이 이끄는 집권 '타이 락 타이'당(TRT)에 대해 언급하면서 "(차기 총선에서 승리할 경우) 내가 총리직을 계속 수행할 지 TRT의 다른 인사가 총리직을 맡게 할 지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내가 해외에 체류하는 기간 생각할 여유를 달라"며 "나는 (권력에) 결코 연연해 하지 않는다. 피곤하다. 정말 피곤하다"고 덧붙였다.
정계 분석가들은 탁신 총리가 차기 총선에서도 총리를 고집할 경우 국민적 저항에 부딪히게 될 것이고, 정치 일선에서 물러나면 자신과 가족에 대한 비리 수사가 펼쳐질 것을 우려해 이도저도 못하는 정치적 딜레마에 빠져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태국의 정치적 혼란은 지난 1월 탁신 총리 가족이 통신주 매각으로 19억 달러의 이득을 보면서 불거지기 시작했다. 방콕시민들은 탁신 총리의 부정을 규탄하고, 그의 사임을 촉구하면서 거리로 뛰쳐나왔다. 탁신 총리는 정치적 혼란을 끝내기 위해 야당의 거부에도 불구하고 4월 2일 조기총선을 실시해 승리를 거뒀다.
그러나 헌법재판소는 이 선거에 대해 무효를 선언하고 재선거를 실시하도록 판결을 내렸다. 재선거는 10월 15일로 예정돼 있지만 일정상 선거연기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전성옥 특파원 sungok@yna.co.kr (방콕=연합뉴스)
그러나 헌법재판소는 이 선거에 대해 무효를 선언하고 재선거를 실시하도록 판결을 내렸다. 재선거는 10월 15일로 예정돼 있지만 일정상 선거연기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전성옥 특파원 sungok@yna.co.kr (방콕=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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