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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아시아·태평양

“너희가 더 더러워!” 중-일 식품·화장품 안전 맞싸움

등록 2006-09-17 18:58

중국과 일본이 최근 잇따라 상대방의 식품에 시비를 걸면서 두 나라 사이에 미묘한 신경전이 펼쳐지고 있다.

한쪽이 너희네 식품이 안전하지 않다고 타박을 놓으면, 얼마 뒤 다른 한쪽이 너희네 식품도 믿을 수 없다고 퇴짜를 놓는 양상이 되풀이되고 있다. 마치 여기서 물러서면 자존심에 상처를 입게 될 것을 걱정하는 듯하다.

싸움은 먼저 일본이 걸어왔다. 일본은 지난 1월 중국산 배추에서 진드기 제거용 농약 성분이 검출됐다며, 물건을 모두 되돌려보냈다. 이어 5월에는 중국산 벌꿀에서 항생제의 일종인 클로로마이세틴이 기준치보다 100배나 많이 검출됐다고 발표해 중국의 심기를 건드렸다. 7월에는 중국산 장어에서 살충제 성분이 기준치를 초과했다며 중국을 계속 밀어붙였다.

중국이 곧바로 반격에 나섰다. 중국은 8월 일본산 절임무와 굴, 갈치 등에서 세균이 초과검출됐다며 30개 제품에 대해 무더기로 불합격 판정을 내렸다. 특히 갈치에서 검출된 세균은 사람에게 패혈증과 뇌막염을 일으킬 수 있다며 일본을 강하게 압박했다. 일본산 케잌과 감자가루에서도 각각 기준치를 초과한 알루미늄과 이산화유황이 검출됐다는 발표가 이어졌다.

중국은 일본에서 들어온 고급 화장품 에스케이투(SK-Ⅱ)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중국 질검총국은 14일 일본에서 들어온 에스케이투 파운데이션과 로션, 클렌징 오일 등에서 사용이 금지된 중금속 크롬과 네오디뮴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신화통신>은 크롬은 피부에 습진을 일으키고, 네오디뮴은 흡입할 경우 폐와 간에 손상을 입힌다고 경고했다. 에스케이투 화장품은 중국 여성들에게 매우 인기가 높다.

중국은 한 술 더 떠 일본 당국과 베이징 주재 일본대사관에 서한을 보내, 일본이 중국으로 수출하는 식품과 화장품에 대한 안전성 검사를 강화하라고 요구하고 나섰다. 질검총국도 일본에서 들어오는 식품과 화장품에 대한 검역을 강화하라고 지시했다.

이에 일본은 공동으로 수입품 안전성을 검증하자며 맞불을 놓고 있다. 중국과 일본은 조만간 열릴 전략대화에서도 이 문제를 의제에 올릴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도 지난해 중국과 이와 비슷한 신경전을 치른 바 있다. 한국이 중국산 김치에서 중금속이 검출됐다며 수입을 금지하자, 중국도 한국산 김치에서 기생충알이 발견됐다며 수입을 금지했다. 일각에선 중국의 이런 행태를 새로운 형태의 무역장벽이라고 비판하기도 한다.

베이징/유강문 특파원 m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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