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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아시아·태평양

리콴유 “화교 소외됐다” 발언에 주변국 발끈

등록 2006-09-29 09:08

리콴유(李光耀) 전 싱가포르 총리가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에서 "화교가 소외되고 있다"고 말한 데 대해 양국이 발끈하고 나섰다.

싱가포르의 국부(國父)로 추앙받고 있는 리 전 총리는 지난 15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한 포럼에서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는 화교 문제가 있다"면서 "화교들은 성공했고, 또 열심히 일하기 때문에 구조적으로 소외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리 전 총리는 현재 아들 리센롱(李顯龍) 총리 정부에서 고문 장관(minister mentor)을 맡고 있다.

이러한 발언이 알려지자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는 강력 반발했다.

인도네시아가 이번 주 초 싱가포르 대사를 소환한 데 이어 말레이시아 정부도 28일 리 전 총리의 발언의 진의를 파악하기 위해 싱가포르 대사를 불렀다.

시예드 하미드 알바르 말레이시아 외무장관은 "(리 전 총리의) 발언의 진의를 정확히 알기 위해 싱가포르 대사를 소환했다"면서 압둘라 아흐마드 바다위 말레이시아 총리도 싱가포르 정부에 서한을 보내 해명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시예드 하미드 장관은 싱가포르 정부에 리 전 총리의 발언을 사과할 것을 요구했다.

그는 "리 전 총리의 발언은 사실과 다른 내용을 담고 있어서 공정한 논평을 넘어서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그들(싱가포르 정부)이 사과하는 것이 옳지만 (싱가포르 정부의 대응을) 기다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바다위 총리도 리 전 총리의 발언이 말레이시아 내 화교들을 자극시킬 수 있다며 불만을 나타냈다. 그러면서 화교가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싱가포르에서도 인종 관계가 완벽한 것은 아니라고 일침을 가했다.

말레이시아 인구의 약 4분의 1을 차지하는 화교들은 말레이시아 경제를 좌지우지하면서 토착 말레이계 주민들과 인종 갈등을 빚어왔다. 1969년 화교와 말레이계 주민 간의 인종 폭동이 일어난 데 이어 1973년에는 말레이계에 대한 우대정책이 도입돼 화교들이 대거 출국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리 전 총리는 과거에도 말레이시아의 말레이계 우대정책을 비난해 말레이시아를 발끈하게 만든 전력이 있다.

싱가포르가 1965년 말레이시아에서 분리독립한 후 양국은 문화, 경제적으로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지만 최근 싱가포르에 대한 말레이시아의 식수 공급 문제, `페드라 브랑카' 섬 영유권 분쟁 등으로 티격태격해 왔다.

yunzhen@yna.co.kr(싱가포르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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