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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아시아·태평양

중·베트남-미국 수교 역사 북한엔 ‘참고서’

등록 2006-11-23 19:13

대만·캄보디아 문제 등 해결→개혁·개방 이어져
북-미, 핵·인권 등 ‘걸림돌’ 제거 의지’ 여부 주목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은 19일 후진타오 중국 국가 주석과의 정상회담에서 ‘북핵 포기시 한국전쟁 공식 종결선언’의 뜻을 밝혔다. 부시 대통령의 입에서 처음으로 북-미 수교 가능성이 나온 것이다. 중국과 베트남은 북한과 마찬가지로 미국과 전쟁을 치른 경험이 있다. 또 사회주의 체제를 유지한 채 미국과 수교를 했다. 두 나라의 경험은 북한에게 타산지석이 될 수 있다.

개혁개방과 걸림돌 제거=중국과 베트남이 미국과 수교한 과정을 보면, 두 나라의 개혁개방에 미국의 호응이 맞물렸음을 알 수 있다.1971년 중국 탁구선수단의 미국 방문을 계기로, 미-중 두 나라는 물밑접촉을 시작했다. 그러나 리처드 닉슨(1972년)과 제럴드 포드(1975) 등 두 미국 지도자가 중국을 방문했음에도, 정작 수교는 79년 1월1일에야 이뤄졌다. 걸림돌은 대만 문제였다. 중국은 자신이 유일한 합법정부임을 인정하는 ‘하나의 중국’ 원칙을 수용할 것을 요구했고, 미국은 78년 12월16일 ‘미-중 공동성명’을 통해 이를 받아들였다. 그해 중국은 개혁개방을 단행했다.

정치개혁 앞서가는 베트남=베트남은 75년 통일 이후 이태 만인 77년 미국과 수교 교섭을 시작했다. 하지만 78년 베트남군이 크메르 루주 정권을 전복하고 캄보디아에 괴뢰정권을 세우자, 교섭은 깨졌다. 이 와중에서 베트남은 중국의 개혁개방을 본떠 86년 도이모이(개혁개방)정책을 추진했다. 이어 89년엔 캄보디아에서 철군을 완료해 수교 교섭의 걸림돌을 없앴다. 87년부터는 미군 유해를 본국으로 돌려보내기 시작했다. 두 나라간 수교의 가장 큰 걸림돌은 미국의 대베트남 통상무역금지였다. 94년 2월3일 클린턴 당시 미 대통령은 47년 묵은 대베트남 통상무역금지령의 종식을 선언했다. 이듬해 7월12일 베트남과 미국은 정식 수교했다. 베트남 공산당은 4월 열린 제10차 전국대표대회에서 당 총서기 후보를 복수로 추천한 뒤 표결하는 등의 선거 개혁을 추진해, 정치개혁에서는 중국에 앞서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53년 동안 미국과 ‘휴전’중인 북한=중국은 한국전 종전 뒤 26년 만에, 베트남은 20년 만에 미국과 수교했다. 하지만 북한은 53년 동안 미국과 휴전 중에 있다.

그럼에도 아직 갈 길이 멀다. 미국 쪽의 ‘핵 포기 땐 전쟁 종식’ 발언에도 북쪽의 반응은 신중하다. 베이징 북한 대사관의 한 관계자는 22일 개인 견해임을 전제로 “미국은 핵문제 해결 이후에도 생화학 무기, 위조지폐, 밀수, 마약, 인권, 종교 등 수교를 늦출 수많은 카드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중국·베트남은 미국과 수교 때 결정적 걸림돌을 제거한 뒤 바로 국교를 맺은 경험이 있다. 결국 북-미 양쪽의 ‘걸림돌 제거 의지’가 수교 가능성을 점치는 시금석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상수 기자 lees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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