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에서는 매물로 나와 있는 집을 보러갔다 집안에 있던 부동산 중개인 여성을 성폭행한 뒤 숨지게 한 살인범이 법정에서 자신을 사형에 처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호주 신문들이 13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중국계인 샤오이 리우(36)는 지난 해 9월 멜버른 멜튼 지역에 매물로 나와 있는 집을 보러갔다 부동산 중개인인 로렐 마킨(48)을 성폭행한 다음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회부된 뒤 재판부에 사형을 내려줄 것을 호소하고 있다.
리우의 변호사인 벤저민 린드너는 12일 멜버른 최고법원에서 열린 재판에서 리우가 성폭행과 살인죄를 인정한 배심원단의 평결에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히면서도 살인에 대한 책임은 인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린드너 변호사는 "리우는 중국에서처럼 자신이 사형에 처해져야한다고 굳게 믿고 있다"면서 "자신에게 내려질 형벌은 자신의 생명을 앗아가는 것 외에는 다른 것이 있을 수 없다는 게 그의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린드너 변호사는 특히 그가 재판부에 대해 가장 끔찍하게 생각하는 종신형만은 내리지 말아줄 것을 호소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린드너 변호사는 그러나 리우가 장기 징역형을 선고받아 복역하다 가석방으로 풀려난 뒤 중국으로 추방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리우는 지난 해 살인혐의로 붙잡힌 뒤 단 한사람도 면회 오는 사람이 없을 만큼 외로운 사람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친구를 사귀기 위해 광고를 내보기도 하고 술집을 찾기도 했으나 모두 성공하지 못했으며 살인을 저지른 뒤 옛애인에게 전화를 걸어 두 사람 사이에 태어난 딸아이의 이름도 바꾸어달라고 부탁한 것으로 알려졌다.
린드너 변호사는 재판에서 리우가 마킨을 살해할 생각을 가지고 집에 들어간 것은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검찰측은 리우가 자신이 저지른 끔찍한 범죄행위에 대해 반성하는 뜻을 전혀 보이지 않고 있을 뿐 아니라 사회에 복귀할 경우 재범의 우려가 있다며 중형을 요구했다.
고한성 통신원 koh@yna.co.kr (오클랜드<뉴질랜드>=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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