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 군사정권 지목…탁신쪽 “흑색선전”
지난해 9월 무혈쿠데타로 집권한 타이의 군사정권이 지난달 31일 밤과 1일 새벽 타이 수도 방콕에서 발생한 연쇄 폭발사건의 배후로 “전 정치인”을 지목하고 나섰다고 <에이피>(AP) 통신이 2일 보도했다.
보도를 보면, 군부에 의해 지명된 수라윳 출라논 타이 총리는 1일 방콕 폭발사건에 관해 “믿을만한 근거 있는 정보를 가지고 있으며, 이 보고들은 모두 이 사건이 ‘정권에서 밀려난 이들’과 연관이 있음을 보여준다”고 주장해, 지난해 9월 쿠데타 이후 영국과 중국 등 국외를 돌고 있는 탁신 전 총리와 타이락타이당 고위 정치인들을 테러 배후로 지목했다. 수라윳 총리는 그러나 3년 전부터 타이 남부에서 1800여명의 희생자를 내고 있는 무슬림 분리주의자들이나 알카에다와 같은 국외 세력이 테러를 저질렀을 가능성은 “아주 적다”고 잘라 말했다.
이에 대해 탁신 전 총리의 변호사인 노파돈 파타마는 이날 탁신이 “아무 근거 없는 비방과 흑색선전의 희생자”라며 현 정권이 그의 귀국을 허락하지 않아 그가 자신에 대한 ‘부패’ 혐의를 방어할 기회를 박탈당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탁신과 타이락타이당은 쿠데타에 대한 어떤 형태의 폭력적 저항에도 가담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당시 방콕 시내에서는 정체를 알 수 없는 폭탄이 터져 3명이 사망하고 38명이 크게 다쳤다. 부상자 가운데는 외국인도 9명이 포함됐다. 폭발 사건 이후 방콕의 미국, 영국, 오스트레일리아 대사관은 타이의 자국민들에게 외출을 삼갈 것을 당부했다.
이상수 기자 lees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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