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미얀마 국민들의 민주화시위를 지지하고 군정의 유혈진압을 지탄하는 시위가 28일 지구촌 곳곳에서 전개됐다.
호주 수도 캔버라에서는 이날 100여명의 시위대가 도심 미얀마대사관을 습격했다가 진압경찰들에 의해 해산되며 충돌이 빚어졌다. 시위대는 "자유 버마" "버마를 위해 기도를" 등의 구호를 외치며 대사관에 진입했다가 곤봉과 경호견으로 무장한 진압경찰에 의해 강제로 쫓겨난 뒤 대사관 앞에서 연좌농성을 벌였다.
이들은 양곤에서 대규모 시위를 이끄는 미얀마의 승려들이 "부처의 자비와 평화로 무장했다"고 목청을 높이며 민주화운동의 승리를 다짐했다. 일부는 경찰에 연행됐다. 연좌농성을 마친 시위대는 이어 민주화운동 지도자인 아웅산 수치 여사의 얼굴이 그려진 현수막을 앞세우고 중국 대사관으로 몰려가 중국 당국이 미얀마 군정에 압력을 넣는 등 적극적 역할을 해줄 것을 촉구했다.
같은날 말레이시아 수도 쿠알라룸푸르에서는 2천여명의 미얀마 이민자들이 미얀마 대사관 앞에서 평화시위를 벌였다.
물대포를 실은 트럭을 뒤에 배치한 진압경찰은 쿠알라룸푸르 외교가에서 시위대들이 "우리는 민주주의를 원한다" "승려와 국민들의 살해를 중단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는 장면을 지켜보았지만 충돌은 빚어지지 않았다. 시위대는 이어 중국과 러시아 대사관으로 가 같은 구호를 외쳤다.
베트남의 반체제 승려로 노벨평화상 후보자이며 베트남불교연합의 2인자 격인 틱꽝도 스님은 이날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앞으로 유엔의 '긴급 행동'을 촉구하는 서한을 보냈다.
그는 "유엔이 버마 정부가 모든 폭력과 공격을 종식하고 인권과 정치적자유를 보장할 수 있도록 촉구해야 한다"며 유혈사태를 끝내기 위한 유엔의 적극적 역할을 당부했다. 또 유엔 인권위원회 특별회의를 소집, 비극적 사태의 해결에 나서라고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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