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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아시아·태평양

“탈 미얀마 난민, 방글라데시서 비참한 생활”

등록 2007-09-30 10:08

미얀마 군사정부의 박해를 피해 방글라데시 난민촌에 머무르고 있는 8천여명의 로힝야(Rohingya)족은 고국의 민주화에 모든 기대를 건 채 비참한 생활을 견디고 있다고 영국 BBC 인터넷판이 29일 보도했다.

불교국가인 미얀마에서 이슬람교를 믿는 로힝야족 20만여명은 군정의 차별 정책 아래 이중고를 견디다 못해 약 20년 전 대대적인 피란길에 올라 국경 너머 방글라데시에 자리 잡았지만 이곳에서도 그들은 '불청객' 신세다.

방글라데시 정부로부터 아무런 지원도 받지 못하는 난민들은 숲을 뒤져 먹을 것을 구할 뿐 아니라 구걸이나 성매매에 나서기도 하며 인근 마을에서 가장 비천한 일을 도맡아 함으로써 생계를 꾸리고 있지만 식량은 언제나 부족한 실정이다.

이들의 주거지는 미얀마 아라칸 주(州)와 방글라데시 남단 사이의 경계를 가로지르는 나프 강과 혼잡한 도로 사이에 놓인 폭 약 30m의 땅을 비롯한 홍수림 지대에 몰려 있다.

집 안에서도 비바람을 피하기 어려울 뿐 아니라 앉을 자리조차 찾기 힘들 정도로 비좁다.

난민들은 올 들어 벌써 어린이 20명이 차에 치이는 사고를 당했으며 매일 만조에 이르면 난민촌 일대가 물에 잠긴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처럼 열악한 환경에도 불구하고 난민들은 모두 미얀마에 남아있는 것보다 백배 낫다고 입을 모았다.

난민촌에 거주하는 두두 미아씨는 "군정은 우리의 땅을 빼앗아 군사시설을 지었고 우리의 노동력을 착취했으며 우리가 교육을 받지 못하게 했다"며 "심지어 결혼을 하고 자녀를 갖기 위해서도 먼저 정부의 허락을 받아야 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군부의 통치가 막을 내리면 고국으로 돌아가 새로운 삶을 시작할 수 있다는 희망에 부풀어 미얀마 민주화 시위 소식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지만 군대가 국경지대를 순찰하며 감시하고 있기 때문에 고국 소식을 전해듣기가 쉽지 않다.

그래도 조금씩 새어나오는 정보에 따르면 반정부 시위가 군대가 진입하지 않은 아라칸 주의 작은 마을에까지 번지고 있을 뿐 아니라 이슬람 교인들 역시 승려들의 지휘 아래 시위에 참여하고 있다고 하지만 사실 여부를 확인할 길은 없다고 BBC는 전했다.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찾으려 라디오에 귀를 기울인다는 모하메드 살림씨는 "우리 모두가 이번 민주화 시위와 시위를 주도하는 승려들 및 아웅산 수치 여사를 지지한다"며 "군부가 물러나 고향으로 돌아갈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유진 기자 eugenie@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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